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26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한 뒤 부상자들이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고 있다. [AFP]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26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하면서 도시를 연기가 뒤덮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치하를 벗어나려는 사람들 수만명이 집결한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 부상자 60여명이 응급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26일(현지시간) AP 등에 따르면 카불 공항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다쳤으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 소행이 확실시된다.

이 폭발로 13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중에는 미군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로 이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토니 블링큰 미 국무장관, 미군 서열 1위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도 백악관 상황실로 집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백악관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아프간 대피작전과 테러 위협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상황실로 이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날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카불공항 주요 출입구인 애비게이트에서 복합 공격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미국인 사상자가 있었다"고 전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애비 게이트에서 가까운 배런 호텔 인근에서 최소 한 차례의 다른 폭발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소식을 또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배런 호텔은 서방 국가들이 대피자들을 묵게 한 호텔이다.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미국인들에게 즉각 현장을 벗어나라는 보안 경고를 발령했다.

대사관은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을 지금 당장 피해야 한다"면서 "카불 공항의 애비 게이트, 이스트 게이트, 노스 게이트에 있는 미 시민들은 지금 즉시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많은 군중이 모여 있는 곳을 조심하면서 당국의 지시를 따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카불 공항을 겨냥한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오는 31일로 예정된 철군 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1500여명의 미국인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돼 미군의 막바지 대피 작전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