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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저귀·분유까지 챙긴 꼼꼼했던 ‘미라클 작전’ 성공적 마무리
軍, 특수병력 등 특수임무단 66명·수송기 3대 투입
파키스탄 전개·아프간 탈출·국내 이송 3단계 작전
파키스탄 교민 숙박시설 개방하는 등 숨은 지원도
인도·캄보디아·태국·베트남·필리핀 영공 통과 협조
과거 한국을 도운 아프가니스탄인과 가족 378명이 26일 오후 대한민국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에 탑승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 정부 활동을 돕고 ‘부역’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했던 73가구 378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6일 오후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은 이날 오후 4시28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국방부는 아프간 현지인들의 국내 이송을 위한 ‘미라클 작전’을 전개하면서 국방부와 공군 등 66명으로 구성된 특수임무단을 긴급 편성하고, KC-330 1대와 아프간 현지 탈레반의 대공포 위협에 대비해 전술비행이 가능한 C-130J 2대 등 군 수송기 3대를 현지에 급파했다.

우발적 상황에 대비한 특수병력과 공정통제사(CCT) 요원도 포함됐다.

국방부는 작전명 미라클에 대해 “아프간 탈출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조력자들에게 우리가 희망을 줘야한다는 사명감과 전례없이 왕복 2만㎞ 이상을 운항해야 하는 특수임무단의 성공적 작전을 기원하는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미라클 작전은 총 3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1단계는 우리 군 수송기를 아프간 카불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전개하는 것이었다.

파키스탄을 포함한 아프간 인근 국가 공항들이 다른 국가의 후송 작전 등으로 이미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국방부는 외교부와 협조 속에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파키스탄 공군참모총장과 공조통화를 갖고, 주파키스탄 무관부와 주한파키스탄 무관부 등 채널을 총 가동한 끝에 지난 22일에야 이슬라마바드 공항 사용 승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현지 교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이 중단된 숙박시설의 문을 열어주는 등 교민사회의 보이지 않는 지원도 있었다.

2단계는 군 수송기의 카불 공항 투입이었다.

여기에도 아프간인들의 카불 공항 집결과 공항을 통제하는 미국 중부사령부로부터 이착륙을 위한 사전비행승인(PPR) 확보라는 난관이 있었다.

사전비행승인은 미 중부사 한국군협조단으로 활동중인 국방부 파견 장교단과 미 중부사 사이에 실시간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이후 24일 C-130J 1대가 이슬라마바드에서 특수임무단 선발대와 함께 카불 현지로 급파돼 1차적으로 6가구 26명을 데리고 나왔다.

다시 이튿날인 25일, 아프간에 남아있던 365명이 버스를 활용해 카불 공항으로 안전하게 진입하자 이슬라마바드에 대기중이던 C-130J 2대를 동시에 카불로 보내 같은 날 오후 아프간을 벗어났다.

과거 한국을 도운 아프가니스탄인과 가족 378명이 26일 오후 대한민국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에 탑승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연합]

마지막 3단계는 국내로 이송하는 절차였다.

군 특수임무단은 먼저 아프간인들을 연령별, 성별, 건강상태별로 분류한 뒤 최적의 이송 방안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국방부는 “애초 KC-330 탑승인원이 최대 300명이어서 전부 탑승시켜 이송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도 있었다”며 “그러나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명에 달하고, 가족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짐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모두 KC-330에 탑승시켜 이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378명의 아프간인들과 66명의 특수임무단이 탑승한 KC-330은 26일 새벽 이슬라마바드를 뒤로 하고 한국을 향했다.

좌석 부족 등으로 이날 탑승하지 못한 3가족 13명은 현재 주파키스탄대사관에서 보호중이다.

국방부는 현지에 남은 C-130J 군 수송기가 준비되는 대로 한국으로 이송한다는 방침이다.

미라클 작전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아프간인들을 배려하기 위한 꼼꼼함도 있었다.

철판바닥인 C-130J 군 수송기에는 매트리스를 깔았고, 난기류와 전술비행에 대비해 스트랩 벨트를 별도로 설치했다.

특히 3명의 신생아를 포함해 5세 미만 영유아들이 100여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분유와 기저귀, 젖병까지 챙겼다.

국방부는 “미라클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동맹국인 미국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또 공군과 외교부를 비롯한 유관기관 등 현지 투입인력의 헌신적인 활동과 영국, 캐나다 등 우방국들의 카불공항 경계 지원, 파키스탄 정부의 협조 제공, 신속한 영공통과 승인에 협조해 준 인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우호국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결코 작전을 성공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미라클 작전 이후에도 아프간 조력자들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필요시 수송자원 제공, 군 의료인력 지원 등 협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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