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왼쪽) 애플 최고경영자와 아빈드 크리슈나(가운데) IBM CEO,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가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재한 사이버보안 관련 회의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참석해 있다.[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은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25일(현지시간) 내놓았다.

이날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사이버 보안 관련 회의를 갖고서다. 회의엔 보험사 등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최근 미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파이프라인 등이 해커 공격을 받는 등 사이버 피해가 늘어나자 미 행정부와 주요 기업은 대응책을 모색해왔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구글은 5년에 걸쳐 100억달러(약 11조6750억원) 이상을 사이버 보안 부문 강화에 투자키로 했다. 직업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IT 지원·데이터 분석 등 기술 분야에서 10만명의 미국인을 교육하기로 했다. 구글의 투자는 소프트웨어 공급망과 오픈 소스 보안을 강화하는 데 주로 쓰인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백악관 회의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5년간 200억달러(약 23조3500억원)를 고급 보안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MS가 정부기관이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사이버 보안 교육 파트너십을 넓히도록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IBM은 3년 동안 15만명 이상에 사이버 보안 기술을 교육하기로 했다. 매릴랜드주에 있는 흑인대학(HBCU)과 협력해 인력도 다양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회기반시설 관련 주요 회사를 위한 새로운 스토리지 솔루션을 발표하고, 양자 컴퓨팅을 위한 안전한 암호화 방법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백악관 회의에 앞서 CNBC에 “사이버보안은 10년의 문제”라며 “IBM이 기술근로자를 돕기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는 계정 소유자에게 데이터보안 강화를 위해 무료 다단계 인증 장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의 팀 쿡 CEO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지만, 애플 측은 아직 어떤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TIAA의 대변인은 전 직원이 사이버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뉴욕대와 맺은 파트너십 등을 거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백악관을 나서며 “매우 생산적이고 협력적인 토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계속해서 후속 조치를 취하고 정말 복잡한 문제로부터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좋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델라 MS CEO도 “좋은 토론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