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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일해본 아프간인들 ‘한국식’ 일사불란…기적의 ‘미라클 작전’
韓 외교사상 첫 대규모 외국인 적극 이송 기록
신생아 3명 등 젖먹이들 고려해 분유까지 챙겨
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C-130 2대 투입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국내 이송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 인근에서 한국 우방국 병사가 우리 외교관과 함께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 정부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협에 처했던 아프가니스탄 현지인을 한국으로 이송하는 작전명은 ‘미라클 작전’이었다.

국방부 당국자는 25일 “민항기를 원칙으로 쭉 준비하다 군은 우발 상황에 수송기를 투입한다는 게 기본이었는데 아프간 상황이 갑자기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군 수송기를 투입하게 됐다”며 “작전 명칭은 ‘미라클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한국으로 오시려는 분들이 사선을 넘어 선택한 분들이고 우리로서는 아프간까지 왕복 2만㎞인데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작전이었다”며 “성공적인 작전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작전명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미라클 작전에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와 C-130J(슈퍼 허큘리스) 2대 등 총 3대의 수송기를 투입했다.

또 수송기 승무원과 의료인력, 그리고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 등 70여명을 파견했다.

300여명이 탑승 가능한 KC-330과 함께 C-130J를 보낸 것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지대공 미사일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전술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KC-330은 지난 23일 새벽 한국에서 출발해 11시간의 비행 끝에 같은 날 오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중간 급유가 필요한 C-130J 2대도 조금 뒤 도착해 합류했다.

우리 군 수송기는 이후 이슬라마바드에서 1시간 가량 소요되는 아프간 카불까지 수차례 왕복해가며 아프간 현지인들을 이송했다.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이 카불공항에 도착한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전 외교부가 발행한 여행증명서를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

군 당국은 미라클 작전을 준비하면서 꼼꼼히 준비했다.

사전에 현지인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신생아 3명을 포함한 젖먹이 등 영유아가 100여명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해 분유와 우유통을 별도로 준비했다.

또 주로 젊은 남성들이 탑승하게 될 C-130J 수송기에는 매트리스 등도 마련했다.

가장 큰 고비였던 아프간 현지인들의 카불 공항 입성까지는 버스를 활용했다.

카불 공항은 탈레반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한국 조력 아프간 현지인들의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때 미국에서 단체로 버스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고 미군과 탈레반이 버스를 검문하는 형태로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아프간 현지인들도 한국 측과 일한 경험을 살려 ‘한국식’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대사관 현지 직원을 중심으로 각 기관별 자체 책임자를 임명하고 연락하는 체계를 갖춰 공항으로 버스가 이동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때 도착해 한국행을 바라는 현지인들은 거의 100% 가깝게 집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대한민국 외교사에 있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가서 (외국인을) 데리고 온 사례는 처음”이라며 “그 정도로 인도적 고려를 하는 나라로 성장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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