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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멜로+스릴러 결합 ‘너는 나의 봄’, 예상외로 부진했던 이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나의 주위에는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을 본다는 사람이 꽤 있었다. 그런데 시청률이 1~2%다. 말이 안됐다. 좀 더 나와야 되는 드라마다.

홍보력 부재일까, 배우의 연기력이 문제였을까?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어렵다. 이럴 때는 드라마 생태계의 비정상화라고 말해야 하나.

24일 종영한 ‘너는 나의 봄’은 멜로와 스릴러가 결합된 작품이다. 서현진(강다정)-김동욱(주영도)-윤박(이안 체이스) 등 어린 시절 상처 입은 인물들이 위로받고 치유를 통해 힐링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힐링 로맨스’였다.

이미나 작가의 대사는 따스하고 섬세했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명대사들도 대거 방출됐다. 등장인물들의 연기도 좋았다. 하지만 ‘너는 나의 봄’은 ‘동백꽃 필 무렵’같은 드라마가 되지 못했다. 정제된 대사로 가득찬 최종회의 시청률은 2.4%.

‘너는 나의 봄’은 멜로와 스릴러가 결합해 특이하게 다가왔다. 서현진에게 대책 없이 구애하던 채준(윤박)이 2회말 서현진에게 편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은 쇼킹할 정도였다. 멜로물에서 이런 파격적 전개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김동욱, 서현진, 윤박 등 인물들의 트라우마가 스릴러와 멜로라는 장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주는 부분이 약해, 두 장르가 각각 따로 노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배우 김동욱은 정신과 의사 ‘주영도’ 역을 맡아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을 증명했다. 김동욱은 서현진과 환상적인 티키타카 호흡을 펼치며 때로는 아련한 멜로 감성을, 때로는 코믹한 로코 감성으로 설렘과 웃음을 꽃피우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쏟아냈다.

진중하고 성숙한 면모 뒤 반전 허당기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한 김동욱의 모습은 많은 팬들을 ‘입덕’하게 만들었다. 알콩달콩, 연애 초보 주영도의 어설픈 동작 하나까지도 디테일하게 살렸다.

김동욱은 삶의 많은 부분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살아왔고, 자신의 상처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치유 받는 주영도 캐릭터의 다양한 면면을 현실감 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에게 따스한 위로를 선사했다.

서현진도 연기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강다정 역을 맡아 때로는 가슴 절절한 감성으로, 때로는 설렘 가득한 모습으로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냈다. 말하지 못했던 일곱 살의 기억을 영도에게 털어놓으며 오열하는 서현진의 손까지 떨려오는 모습에서는 캐릭터의 내적 고통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마지막 회에서 다정은 4박5일간의 연수로 영도(김동욱)와 잠깐 떨어져 있는 순간마저 아쉬워할 정도로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겨왔던 다정은 일상과 감정들을 솔직하게 드러낼 정도로 영도와 가까워져 있었다. 변화된 다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고, 그녀의 행복한 미래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정신과 전문의 주영도는 라디오 DJ를 그만두는 마지막 방송에서 “이야기가, 대화가 사람을 살린 거죠. 사람을 살리는 건 그런 거예요. 내가 니 이야기를 들어줄게. 너가 혼자 있게 두지 않을게. 내가 널 지켜보고 있을게”라는 말을 건네 함께 해주는 것이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너는 나의 봄’은 그런 이야기, 대화를 건네주는 봄 같은 존재가 애인, 친구, 가족(어머니 동생) 등 주변인이라고 말한다. 품위도 있고 수준도 있는 이런 멜로물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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