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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 아닙니다" 이목구비 뚜렷한 바다 게
영국 콘월 주 해안마을에서 잡힌 희귀한 바다 게. 껍질 위에 해면(갯솜)을 달고 다니며 자신을 보호한다. [콘월 라이브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영국에서 흡사 사람 얼굴 모양을 한 바다 게가 잡혀 화제다. 언뜻 보면 갓 구운 파이처럼 보이지만 35년 경력의 어부가 직접 잡은 바다 게다.

영국 매체 콘월 라이브 등에 따르면, 해당 게는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 주 페란포스(Perranporth) 해안에서 9.6km 떨어진 바다에서 발견됐다.

이 게를 잡은 이안 젭슨은 "35년 어부 경력에서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 희귀종"이라며 "발견 당시 껍질 전체를 해면(갯솜·솜처럼 생긴 잔 구멍이 많은 물질)에 붙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1~2년에 1마리 정도 보이지만, 올해 들어서만 5마리 가량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게의 해면을 위에서 본 모습. 마치 갓 구운 파이 같다. [콘월 라이브 캡처]

마을 주민들이 '스폰지 크랩'으로 부르고 있는 이 게는 포획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해면에 몸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류 호지 서호주 주립박물관 연구원은 "게를 잡아먹는 문어나 다른 물고기들이 게의 튼튼한 껍질까지 침입할 수 있도록 진화하면서 게 역시 커다란 위장으로 해면을 달고 다니도록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면은 단순한 변장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화학적 방어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독소와 같은 화학물질을 만들어내 포식자의 공격을 저지한다"고 부연했다.

누리꾼들은 게의 해면이 마치 갓 구운 빵처럼 보인다며 주목했다. 현지 매체 콘월 라이브도 "게가 이 지역의 전통 파이 요리인 ‘코니시 패이스티(Cornish Pasty)' 같다"고 전했다.

영국 콘월 지방의 전통 파이 요리 '코니시 패이스티' [BBC 캡처]

코니시 패이스티는 패이스티 안에 소고기와 순무, 양파, 당근, 감자 등을 넣어 반달 모양으로 만든 파이다. 영양가가 높아 19세기 콘월 지방 광산 광부들의 점심식사로 사랑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게를 보고 "눈이 있는 코니시 패이스티 같다" "파이처럼 맛있을 것 같다" "배고파진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젭슨은 이 게를 조심스럽게 바다로 돌려보냈다. 그는 "게의 해면이 다치지 않도록 부드럽게 잡아 풀어줬다"며 "바다에서 가끔 희귀 생물을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 날이 즐겁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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