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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코로나19 시대, 더욱 견고한 한·베트남 협력을 기대하며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적인 협력이 해마다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표현할 만큼 가까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두 나라 사이가 친밀한 관계라는 인식은 변화가 없다.

지난 7월 15일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에서도 현재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2023년까지 교역액 10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 지속에 대한 의지의 공동 표명도 발전적인 경제 협력 지속의 청신호로 확인됐다.

연례행사인 한·베 경제공동위원회도 지난해 11월 화상회의로 개최돼 다양한 경제 분야 현안에 대한 포괄적 논의와 협력 방안에 대한 합의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유지해 여전히 경제적 협력의 기조는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 매출액은 54조5000억원에 달하고, 삼성 휴대전화 생산량의 50% 정도인 약 1억5000만대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 국민의 인식에서는 서로에 대한 감정이 이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2월 불거진 예고 없는 격리, 제공된 식사 불만, 하노이공항 착륙 불허로 인한 아시아나항공기의 긴급 회항 등은 이러한 원인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혐베’와 ‘혐한’ 분위기가 확대되고 두 나라 국민 사이에 감정이 악화된 것처럼 보도되는 일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배신’이라는 반응까지 보일 만큼 일부 네티즌은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베트남으로서는 코로나 발병 초기에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방역 지침에 따라 일단 봉쇄와 차단을 우선해 추진한 조치였다. 중국과 접경을 두고 있는 지리적 특성까지 고려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불가피한 상황이기는 했다.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필수 사유를 제외한 외출 및 이동 금지’ ‘영업 제한’ ‘대중교통 운행 중단’ 등 자국 내에서의 방역 조치는 총리 지시령을 통한 강력한 통제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베트남에서 한국을 보는 진짜 시각은 무엇일까.

현지 주재원들이나 지인들의 일관적인 평가는 한 마디로 ‘침소봉대’라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물리적 교류 없이도 가능한 한류 덕분에 화장품 같은 관련 산업은 오히려 성장세가 더 커지고 있다. 동남아 국가 중 월드컵축구 최종예선에 최초로 진출하면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도 여전하다. ‘혐한’은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국한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순서상 ‘혐한’으로 인한 ‘혐베’라면 이 또한 일시적인 우려로 간주해도 될 듯싶다.

양국의 관계는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특히 경제적 측면의 실질적인 중요성에서 크게 변화할 수 없는 구조다. ‘도이모이(쇄신) 정책’ 이후 일관되게 보여준 베트남 정부나 국민의 실용주의 마인드도 코로나 위기가 왔다 해서 바뀔 리 없다.

최근 들어 베트남은 연일 1만여명에 이르는 확진자 발생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커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을 자체 개발 중이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고, 아직 기존 백신의 접종 비율도 매우 낮은 편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점차 회복되고 있던 경제에 대한 위기감도 매우 큰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 팬더믹 이후 여러 국가와의 외교 채널 중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종종 언급된다. 코로나로 큰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우방국에 신뢰에 대한 신호를 지속해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어렵지만 함께 헤쳐나가고 더욱 견고한 협력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상징적인 노력이나 지원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17만명이 넘는 현지 교민에게도 큰 힘과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효곤 LH 토지주택연구원 기획경영연구실장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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