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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년만에 메이저 ‘무관’…‘홀수 해의 마법’ 사라진 韓 여자 골프
AIG여자오픈, 노르드크비스트 우승
김세영 공동 13위...박인비 공동 52위
올해 5개 메이저대회 무관 ‘불명예’
코로나19로 美 동계훈련 부족 영향
‘6승’ 美 독주속 태국 등 다국적 선전
김세영이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AIG 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샷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한국 여자골프가 올해 역대 최악의 시즌을 맞았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컵마저 놓치면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무승’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연도의 끝자리가 홀수인 해마다 강세를 나타냈던 ‘홀수 해의 마법’도 사라졌다.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막을 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김세영이 공동 13위(6언더파 282타)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톱10’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2003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후 18년 만이다. 박인비는 3오버파 291타,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차지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 올해 34세인 노르드크비스트는 메이저 3승, 투어 통산 9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87만 달러(약 10억3000만원)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5개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매우 낯선 성적표다.

메이저 뿐 아니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전체 성적에서도 명성이 퇴색한 모습이다. 올해 투어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3월 KIA 클래식의 박인비,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 김효주, 7월 VOA 클래식 고진영 뿐이다. 21개 대회서 3승에 그쳤다.

지난 2015년 15승, 2016년 10승, 2017년 15승, 2018년 9승, 2019년 15승을 거둔 과거 성적에 비하면 초라하다. 한국은 코로나19로 시즌이 축소돼 18개 대회만 열렸던 지난해도 메이저 3승을 포함해 무려 7승을 쓸어담았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다승 국가 1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고전하는 사이 미국이 6승, 태국도 3승을 가져갔다.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서도 노메달로 기대에 못미쳤다.

한국 선수들의 동반 침묵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꼽았다. 한국 선수들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겨울 국내서 동계훈련을 한 뒤 시즌 개막에 임박해서야 미국으로 건너갔다. 자국에서 수개월간 실전훈련을 한 미국 선수들에 비해 코스 환경과 기후 적응이 뒤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미국 뿐 아니라 태국과 필리핀, 대만, 핀란드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새 얼굴들이 쏟아지면서 우승경쟁이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메이저 챔피언들의 국적(태국·필리핀·미국·호주·스웨덴)이 모두 다를 만큼 LPGA 투어가 다국적 시대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박인비도 최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경쟁자들의 수준이 올라왔다. 특히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의 많은 선수들이 강해졌다. 정상급에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확실한 건 한국 선수들 모두 분발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LPGA 투어는 이제 오는 10월 한국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을 포함해 9개 대회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시즌 마지막 6개 대회서 4승을 휩쓴 한국선수들이 올해도 불꽃같은 뒷심을 발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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