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증권사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중단에 이어 증권사의 증권담보대출 마저 막히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성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오전 8시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 측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지난 12일부터 신규 증권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매도 담보 대출은 가능하며, 보유한 대출 잔고는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신용공여 한도를 준수해야 해서 신규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증권담보융자 신규 대출 및 약정을 일시 중단했다 재개한 바 있다.

증권사들의 증권담보대출 일시 중단은 최근 빚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빠르게 소진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인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은 후 4거래일 연속 25조원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