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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조’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서 한국은 걸음마…“규제 걷어내고 동력 키워야” [부동산360]
부동산과 기술의 만남, 프롭테크
전세계 64개국 1724개사서
누적 투자금만 844억달러 끌어모아
미국 필두로 EU·영국·인도·중국서 활발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1.7조 vs. 100조.

국내 프롭테크(proptech) 산업이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속도가 더딘 것은 물론 여전히 매물 중개, 공유경제 부문에 치우쳐 있어 부동산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걷어내고투자자 발굴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제언한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에 빅데이터,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technology)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 또는 서비스를 뜻한다.

22일 ESCP경영대학원이 발간한 ‘글로벌 프롭테크 트렌드 2021’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64개국에서 프롭테크 기업 1724개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회사는 총 3118곳으로 2000년부터 2019년까지의 누적 투자금만 844억달러로 확인됐다. 우리 돈으로 약 100조원에 달한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집계한 국내 프롭테크 기업의 누적 투자금 1조6914억원과 비교하면 약 60배 큰 규모다. 글로벌 트렌드 분석이 일정 규모 이상의 프롭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 격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1976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프롭테크 기업은 2000년대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여곳에 불과했으나 2010년 이후 급성장하며 10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나라는 미국인데 전체 프롭테크 기업의 60%에 달하는 990곳이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밖에 ▷유럽연합(EU) 153개사 ▷영국 119개사 ▷인도 69개사 ▷중국 43개사 등의 순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프롭테크 시장 규모는 72억8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90억1500만달러)보다 19.2%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상승 추세는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013년 4억75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16년을 제외하고는 연간 최고 2배 이상 성장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개 및 임대 분야가 가장 발달돼 있다. 공유오피스 플랫폼 ‘위워크’와 숙박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부동산 중개서비스인 ‘질로’나 ‘오픈도어’ 등이 대표적이다. 위워크의 경우 누적 투자 금액이 226억달러로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고 에어비앤비도 44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중개 관련 기업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부동산 감정과 매입, 재투자, 대출 등 서비스 분야를 넓혀가는 추세다. 이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반열에 진입한 기업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관리와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조달 등 다른 분야의 프롭테크 기업도 성장세다. 주택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모네이드’는 최근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했고 클라우드 기반의 건설관리 소프트웨어업체 ‘프로코어’는 기업가치 5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업용 부동산 임대관리 플랫폼 ‘VTS’, 인테리어 전문기업 ‘하우즈(Houzz)’,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거래 플랫폼 ‘임브렉스’ 등도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외에는 중국에서의 프롭테크 산업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투자금 규모 상위 10개 글로벌 프롭테크 기업 중 5곳이 중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프롭테크 유니콘의 25%가 중국 기업이다. 중국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과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국내 프롭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는 프롭테크를 유망 신산업으로 규정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업역 간 시너지가 어려운 칸막이식 규제 등이 여전히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프롭테크 기업 측면에서도 기술 접목을 통해 단순히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단계에 머무를 게 아니라 기존에 없던 분야, 내용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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