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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사 아버지 묘지 찾아 오열한 70대 아들
유복자로 태어나 70년간 선친 행방 몰라 애태워
여수시 보훈단체의 도움으로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70대 아들과 부인, 손녀 부부가 20일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아 선친의 무덤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여수시 제공]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아버지 묘를 찾기 위해 어머니 생전에 여수에 내려와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찾게 돼서 꿈만 같습니다.”

20일 전남 여수시 화장동 국군묘지 김득천 씨(사망 당시 26세) 비석 앞에서 하염없이 통한의 눈물을 흘린 칠순의 나이에 접어든 김모(70) 씨는 붉어진 눈을 비비며 이렇게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김 씨는 이날 생전 처음으로 6·25 한국전쟁 전사자인 선친의 묘소 앞에서 비석을 붙잡고 응어리진 마음을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인 1950년 6.25사변 때 아버지를 여읜 김씨는 그동안 아버지 묘소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한 끝에 이번에 여수지역 보훈단체의 도움으로 70여년 만에 선친의 묘소를 찾아 가족들과 함께 참배했다.

그는 “아버지가 전사하신 이듬해 1951년 유복자로 태어나 내일이 제 생일인데 이렇게 아버지를 만나게 된 오늘이 태어나서 가장 의미 있는 생일 선물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아들이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아 선친 무덤 앞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사한 지 무려 70여 년 만에 아버지를 상봉하게 된 감격스런 만남에는 여수시 보훈단체운영협의회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정일랑 여수보훈단체운영협의회 회장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조국을 지키다 전사한 순국선열들이 마땅히 현충원이나 호국원에 모셔져야 함에도 국군묘지에 잠들어 있는게 안타까워 그간 순국장병 가족을 찾기 노력을 해 왔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 가족 찾기 사업에 착수, 전쟁기념관·현충원·국방부 국사편찬연구소 공훈록 홈페이지 등을 뒤져 대상자 23명에 대한 군번과 고향, 장병 기록을 확인하고, 전남동부 보훈지청에 가족 찾기 의뢰를 통해 현재 수원에 거주하는 고 김득천 장병의 자녀와 기적적으로 연락이 닿았다.

공훈록에 따르면 김득천 장병은 여수시 남산동 출생으로 26세 때인 1951년 5월 입대해 같은 해 9월 강원도 양구에서 북한과 교전 중 전사한 것으로 기록됐다.

정일랑 여수시 보훈단체운영협의회장은 “화장동 국군묘지에 가족 찾기 안내판을 설치하고, 앞으로도 가족들을 꾸준히 찾아서 현충원이나 호국원으로 이장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보람 있어 했다.

여수시 화장동에 위치한 국군묘지 989㎡에는 57위(位)의 6·25전쟁 참전 순국 장병이 잠들어 있다. 지난 2003년 5월에 국가보훈처가 현충시설로 지정해 여수시가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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