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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태국보다도 약한 원화…증권가 “외인 韓 증시 매도는 오버슈팅” [株포트라이트]
최근 1주일 원화 2.69% 약세…주요국 중 가장 큰 낙폭
과거 금융위기·테이퍼링 고려하면 향휴 외인 매도세 제한적
센티멘트 이끄는 장세 끝나고 펀더멘털 장세 복귀 예상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외국인 투자자의 역대급 셀코리아에 원화가 필리핀 페소나 태국 바트보다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일제히 현 국면을 외국인들의 지나친 과매도 상황으로 진단하고, 곧 외국인 매도세의 변곡점이 다가올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17일도 486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9일부터 이어진 순매도 총 규모는 7조5820억원에 달한다.

증시에서 손을 턴 외국인이 대규모 원화 자금을 달러로 바꾸면서 환율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18일 에는 1179.55까지 오르며 118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역송금 수요로 달러 매수 우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은 1170대를 돌파하며 최근 11개월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과매도에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일주일 동안 원화 가치는 2.69% 약세를 보이며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유럽 유로화는 0.27%, 중국 위안화는 0.01% 약세를 보이는데 그쳤다. 심지어 일본 엔화는 0.64% 강세를 기록했고, 필리핀 페소화와 태국 바트화 등도 소폭 강세를 보였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경계감과 아시아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감에 원화가치가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환율 급등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다"면서 "한국이 태국, 필리핀 등 보다 테이퍼링 이슈에 취약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현재 외국인 과매도가 점차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전후로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65조 순매도했었는데 현재는 약 59조원 순매도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과거 데이터에 근거하면 현재 외국인은 추가로 5조원 가량 매도할 수 있지만 그 시점이 바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이퍼링이 본격화되더라도 추가 매도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연구원은 “2014년 벤 버냉키 연준의장의 테이퍼링 시행으로 인한 텐트럼(긴축발작) 직후에도 외국인은 5조원 순매도한 바 있다”면서 “당시와 이번 현재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된 이후 외국인은 순매수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장세는 펀더멘털(실적) 보다는 센티멘트(투자심리)가 이끌고 있어 단발 악재로 끝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펀더멘털은 견조한 상황이고 현재 약세는 반도체 업황 논란과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센티멘트 악화에 기인했다”면서 “이는 일회성으로 종료되는 숨고르기 성격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보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더 많이 매도하며 반도체 업종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이익 성장 기대감이 유효한 2차 전지 등 업종은 순매수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이익 레벨업 추세 지속,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 순매도세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진행되고 지수 하단도 견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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