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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일 만에 7조원 매도 폭탄…외국인 귀환 단기간 어렵다 [반도체 쇼크…韓 증시 어디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도 30%대 무너져
미 연준 테이퍼링 가시화까진 변동성 국면
외인 선물 누적 순매수 바닥에 주목…매수세 유입될 수 있어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에만 7조원이 넘는 자금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초토화시킨 외국인은 17일에도 매도자금을 쏟아내며 증시의 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과매도 국면으로 진단하면서도, 단기간에 외국인이 귀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5거래일 합산 7조972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평균 1조4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 외국인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지난 6월 9156억원, 7월 4조8895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지난 한 주에만 7월 순매도금액의 배가량을 쏟아낸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량은 33%에 육박했다. 이후 꾸준히 비중이 축소되다 이달 6일 30% 선이 무너졌다. 지난 13일엔 올해 최저치인 29.13%를 나타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에 코스피는 3개월 만에 ‘3100’선으로 내려앉았고 국내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증시 반등의 열쇠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시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현재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울 것으로 본다.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벤트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꼽힌다.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에 국내 증시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분위기상 테이퍼링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지나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다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는 회복 국면에 있기 때문에 이후에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원화 강세로도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 귀환시기를 명확하게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선물시장 흐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현물과 선물 모두에서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국내 증시 하락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2만3551계약을 순매도했다.

다만 이런 대규모 선물 매도가 진정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 “외국인의 KOSPI200 선물 누적 포지션이 순매도 국면에서 반등하고 있다”면서 “선물 누적 순매수가 바닥권에 도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면 선물 가격이 반등하고 주가도 단기 저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급등한 환율이 장기적으론 국내 반도체 종목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 나타나는 원화 약세가 반도체 실적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슈퍼사이클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겐 암담한 상황일 수 있지만 저점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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