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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적자 떠안은 한전...‘4분기 전기료 인상’ 눈치보기
2분기 7600억 영업손실로 ‘적자’
인플레·대선 영향 우려 동결 무게
소액주주는 배임혐의 소송 가능성

한국전력이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올해 2분기 76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6분기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문제는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졌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의 눈치를 봐야한다는 점이다.

반면, 한전이 계속해서 원가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어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 20일께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4분기 전기요금은 6∼8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연료 비중이 가장 큰 석탄은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 기준 전력용 연료탄의 t(톤)당 가격은 8월 둘째 주 현재 159.68달러로 작년 8월 말의 47.99달러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과 유가도 급등세다. 올 3∼4월 두 달 연속 하락했던 LNG 가격은 5월에 상승 전환해 6월 현재 t당 459.7달러를 기록했다. 두비아유 가격도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70.52달러로 연초(52.49달러)보다 34% 올랐다. 작년 11월(36.30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뛰었다.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은 올 2분기 76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봄철 산업용·일반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의 판매단가가 저렴한 계절적 영향 외에도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증가했음에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해 수익성이 낮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4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어려운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가중치가 높은 전기요금을 선뜻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2000년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전기요금이 인상된 경우는 11차례로 모두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가 없는 해이거나 선거 이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될 경우,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전기료 동결은 당장은 좋은 일 같지만 결국 국민 부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기업인 한전에 떠안긴 적자는 국민 혈세로 갚아야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차기 정권과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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