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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코로나 담당 장관, ‘외출자제’ 강조해놓고 버젓이 야스쿠니로

지난 4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일본의 코로나19 대책을 관장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장관)이 13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국민들에게 방역을 위해 집에 머물 것을 강조해놓고 버젓이 외부 행보를 한 것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같은 날 기시 노부오 방위상 역시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방위상이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 방위상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을 이틀 앞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했다.

현직 방위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6년 12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이후 처음이다.

기시 방위상은 작년 8월 13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지만, 당시는 각료 신분이 아니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친동생이지만, 외가에 양자로 입적한 탓에 성이 다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방위상의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도 이날 태평양전쟁 패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본전에서 참배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 '중의원 의원 니시무라 야스토시'라고 쓴 공물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를 사비로 봉납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조용하게 참배했다"며 "희생당한 영령(전몰자)의 안녕을 기원하고, 일본이 전후 걸어온 평화 국가의 길을 한층 진척시키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관장하고 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사실상 일왕을 위해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일제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 부른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성소'(聖所)로 통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주변국 사람들에게는 '전쟁신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야스쿠니에는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으로 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출신 2만1천181위와 대만인 2만7천864위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봉안돼 됐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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