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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중 일색 예상’ 홍콩 선거인단, 75%가 무투표 당선될 듯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선거인단 경쟁률↓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의 선거제를 대폭 개편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홍콩 선거인단(선거관리위원회) 선거가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명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선거인단 선거 후보 등록에서 선출직 982석을 놓고 1056명이 등록했다.

선거인단은 40개 직군으로 세분돼 선거가 진행되는데, 40개 중 13개 분야만 선출직 자리보다 등록 후보가 많았다.

나머지 27개 분야는 선출직 자리와 등록 후보 수가 일치하거나 오히려 후보가 적었다.

홍콩 선거인단은 기존에는 홍콩 행정장관을 뽑는 역할만 해왔으나, 지난 5월 선거제가 개편되면서 1200명에서 1500명으로 규모도 커지고 입법회(의회) 의원까지 뽑는 등 권한이 막대해졌다.

그러나 선거인단 선거 경쟁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명보는 직전 선거인단 선거 경쟁률은 1.48대 1이었으나, 이번에는 1.05대 1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초강력 권한의 선거인단 1500석 중 75% 이상이 선거없이 채워지게 됐다. 이는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이양된 후 최대 규모”라며 “중국이 반대파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선거제를 개편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차기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위험부담을 제로(0)로 낮추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후보 등록이 조율된 게 분명하며 이는 과거처럼 행정장관 선거에서 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부연했다.

홍콩 최대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CK)그룹 창업자가 1997년 이래 처음으로 출마하지 않는 등 재계 거물 다수가 이번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대신 그들의 자녀들이 친중 진영 기업인들과 함께 후보에 등록하면서 재계의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후보에 등록했다고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공직선거 후보자의 출마 자격을 심사하는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홍콩정부 관리와 친중국 인사들로 구성된 자격심사위원회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에 따라 선거인단,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한다. 자격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존 리(李家超) 정무부총리가 자격심사위원회를 이끌며, 경찰이 후보자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위원회에 넘긴다.

리 부총리는 앞서 “후보자의 과거 언행도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격심사위원회는 심사 결과를 오는 26일 발표한다. 그 결과에 따라 선거인단 중 최종적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분야는 다음달 19일 선거를 치른다.

선거인단은 크게 ▷공상(工商)·금융(金融)계 ▷전업(專業·전문직)계 ▷노공(勞工·노동)·사회복무(서비스)·종교계 ▷입법회 의원 등 정계 ▷전인대·정협 홍콩 대표단·전국성 단체 홍콩 대표계 등 5개 직군으로 나뉜다.

명보는 자체 분석 결과 이번 선거인단에 단체 추천·당연직 지명·선거 후보 등록한 이들의 70% 이상이 앞선 두 차례의 선거인단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이라고 밝혔다.

마웨(馬嶽) 홍콩 중문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제 개편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거인단은 결국 친중 진영 일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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