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독립적인 중국임무센터(Mission Center For China)를 만드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IA는 그동안 동아시아태평양 임무센터에서 중국 관련 업무를 했는데, 중국에만 초점을 맞춘 조직을 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최대 전략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의 빈 틈을 메우려는 의도로 윌리엄 번스(사진) CIA 국장이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CIA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임무센터는 CIA 전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독립적인 조직이 될 수 있다. 별도의 중국센터가 있으면 중국 관련 활동을 위한 인력·자금 등을 더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CIA 측은 성명에서 “번스 국장이 말했듯 중국은 그의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이며 CIA는 이 우선순위의 중요성을 반영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가장 잘 배치할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번스 국장은 지난 2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리더십이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했다. 중국의 목표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국가인 미국을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다. 그는 지난달 공영 라디오 NPR 인터뷰에선 “냉전 시대 소련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된 접근법을 따라 중국 전문가를 전 세계에 배치할지 여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직 CIA 요원은 “CIA 내부에선 그동안 별도의 중국센터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왔는데, 최소한 현재까진 아무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아쇠를 당기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IA와 미국의 다른 정보 기관은 중국에서의 정보 수집 능력에 대한 의문에 직면해 있다고 블룸버그는 썼다. 지난해 9월 하원 정보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도 미 정보 기관이 중국이 제기한 다면적인 도전에 대처하지 못하고, 테러리즘과 재래식 군사 위협 등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정보 당국은 최근엔 코로나19 기원 관련과 관련해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인지 여부를 평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4월 “정보 당국은 코로나19가 처음에 어디서, 언제, 어떻게 전파됐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하원 정보위 관계자는 중국임무센터 설립 가능성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번스 국장이 CIA가 중국을 지향하는 방식을 검토하기 시작한 걸 반기며,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