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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집 보유 가구 큰 폭 하락…수도권 자가보유율 1%이상 줄어 [부동산360]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자가보유율 60.6%…전년보다 0.8% 하락
자가점유율은 57.9%로 전년과 비슷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 격차 감소
“다주택자 갭투자 크게 감소…정부 규제 효과”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을 뜻하는 ‘자가보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자기 집에 살고 있는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전체 가구 중에서 자기 집을 소유한 가구는 주는데, 자기 집에서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은 그대로라는 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유례없이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갭투자가 크게 감소했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가 13일 발표한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체 가구의 자가보유율은 60.6%로 전년(61.2%) 보다 0.8%포인트 줄었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 비율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다.

수도권 자가보유율은 더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53.0%를 기록하면서 전년(54.1%)에 비해 1.1%포인트나 줄었다.

자가보유율이 떨어지는 건 역대 최고 수준의 가구 분화(1~2인 독립가구 증가)와 주택공급 부족, 정부의 강력한 주택 규제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인 가구 중심으로 가구수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무주택가구가 증가했고, 폭등하는 집값과 각종 규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무주택 가구가 많아지면서 자가보유율이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전국 가구 중 자기 집에 살고 있는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미미한 하락폭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전국 가구의 자가점유율은 57.9%로 전년(58%)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수도권 기준으로도 자가점유율은 49.8%로 전년(50%)에 비해 미미한 하락폭(0.2%포인트)을 보였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연합]

기본적으로 자가보유율은 자가점유율보다 항상 높다. 자기 집을 가졌지만 살지 않는(혹은 살지 못하는) 가구가 있기 때문이다. 전세나 월세를 끼고 집을 산 후, 거주하지 않으면 자가는 보유 했지만, 자가에 점유하지 않는 가구다.

전문가들은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의 차이를 ‘갭투자’로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시세차익을 기대하지 않고, 그저 임대로 놓기 위해 집을 사는 가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의 차이로 갭투자 흐름을 파악해 본다면, 갭투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20년 자가보유율(60.6%)과 자가점유율(57.9%)과 차이는 2.7%로 2019년(3.2%) 보다 0.5%포인트 줄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하락폭이 더 크다. 2020년 수도권 자가보유율(53.0%)과 자가점유율(49.8%) 차이는 3.2%로 전년(4.1%) 보다 0.9%나 떨어졌다. 2018년 차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 차이(4.3%)와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전국이나 수도권 기준 모두 임대를 끼고 집을 보유한 가구수 규모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 차이는 2010년 이후 2016년까지 계속 줄었다. 2010년 전국의 자가보유율(60.3%)과 자가점유율(54.3%)의 차이는 6%나 됐다. 그해 수도권 기준으론 자가보유율(54.6%)과 자가점유율(46.6%)의 격차가 8%까지 벌어졌다. 집을 샀지만, 거주하지 않는 가구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2010년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면서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 차이는 계속 감소했다. 2016년 전국 기준 3.1%(자가보유율 59.95%, 자가점유율 56.85%), 수도권 기준으론 2.9%(자가보유율 52.7%, 자가점유율 48.9%)까지 격차가 줄었다.

그런데 2017년에 갑자기 상승한다. 전국 기준으론 3.4%(자가보유율 61.1%, 자가점유율 57.7%)로 소폭 높아졌지만, 수도권에선 4.5%(자가보유율 54.2%, 자가점유율 49.7%)로 1.6%포인트나 급등한다.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에 ‘갭투자’ 열풍이 분 시점이다. 하지만 정부가 2017년 8·2대책을 시작으로 다주택자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의 차이는 계속 줄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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