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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점경고·사전청약·공급확대 안 통하네…집값은 高高 [부동산360]
수도권·전국 집값 상승률 역대 최고
지난 6월 ‘고점경고’ 후 더 가팔라져
불안심리 큰 데…당장 해결책 없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고점’ 진단을 내린 뒤 오히려 집값이 더 가파르게 치솟는 기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집값 통계에선 새 기록이 쏟아졌다. 정부가 고점 경고에 이어 사전청약, 공급대책 등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당장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며, 이 과정에서 ‘내 집 마련’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30% 올라 전주(0.28%)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번 주 상승률은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 주택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새 기록은 곳곳에서 나왔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3~4주 0.36% 오른 데 이어 지난주 0.37%, 이번 주 0.39%로 4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0.49% 올라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은 2주 연속 0.20% 오르며 지난해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에서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내린 지역이 단 1곳뿐일 정도로 전역이 들썩였다.

특히 수도권에선 중저가 단지와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 인근 단지 등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 6월부터 집값 고점 경고를 반복하며 사전청약, 공급대책 등으로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시장에선 통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8.0으로 전주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공급 비중을 0~200으로 나타낸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수요자가 체감하는 주거 불안은 큰 반면, 당장 이를 해소할 만한 정책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임대차3법의 여파로 급등한 전셋값은 수요자의 불안심리는 물론 매맷값도 자극하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실수요자에게 사전청약이나 공급대책을 기다리라고 하기엔 전세시장의 불안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가 빠른 공급도, 전세난도 모두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 집 마련 심리가 꺾이지 않는 것”이라고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난 속에 어떻게든 내 집을 사야겠다는 절박함만 커진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수도권 저평가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을 겸한 투자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 했다.

획기적인 대책 없이는 시장 안정이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실질적인 공급 없이 공급 신호만 보내면서 사실상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면서 “재고주택이 시장에 풀릴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김 소장은 “임대차3법 조정 등 기존 규제를 뒤집지 않고서야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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