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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의 정보독점 본능?...금융데이터거래소 참여 ‘남의 일’
거래기업 늘고 거래량 2배 ↑
은행 등 금융사 참여도 활발
네이버·카카오는 철저히 외면

금융데이터거래소 누적 거래량이 6000건을 넘겼다. 금융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 뿐만 아니라 유통, 보안, 에너지 기업 등이 참여한 결과다.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경제성 높은 가장 양질의 데이터를 가진 빅테크들은 참여를 회피하고 있다.

12일 현재 금융보안원에서 운영하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하는 기업은 106곳이다. 데이터 수는 841건, 누적 거래량은 6003건으로 집계됐다. 올 초 대비 참여 기업은 13곳이 늘었고, 데이터 수는 약 80% 증가했다. 거래량은 지난해 5월 출범 후 올 1년 간 2966건이었는데, 최근 3개월 만에 두 배가 불어났다.

시중은행들은 KB국민은행 22개, 우리은행 22개, 농협은행 29개, 신한은행 4개 등 총 70여개를 제공하고 있다.카드사들은 신한카드(133개), KB국민카드(117개), 삼성카드(122개)가 각각 100여개씩 넘게 판매 중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데이터거래소를 통해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 중인 데이터 종류도 금융 분야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업권을 망라한다. 일례로 경상남도에 위치한 경동도시가스도 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하는데, 가스사용량 데이터를 판매해 상권 활성화 정도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CU편의점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성·연령 시간대별 선호 상품 카테고리 데이터 등 22개 데이터를 올려뒀다.

하지만 최근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갖게 된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은 시장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데이터는 전무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금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한다고 등록한 뒤 1년이 지났으나 업로드한 데이터가 없다. 카카오페이는 아예 해당 사업에 참여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의사는 있고, 검토도 하고 있으나 시작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데이터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만 활용·개발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해 유인이 크지 않다”면서 “최근 유럽 등 해외에서도 빅테크의 데이터 독점이 문제로 거론되는데 추후 마이데이터가 본격화되면 데이터 이동에 대한 방향성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아직 시장 형성 초반이라 데이터 가격의 투명성도 개선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현재 거래소 내 데이터 가격은 구입사와 판매사 간 협의로 정해지는데 해당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최고가는 지난해 거래된 8000만원 상당의 신한카드 소비 데이터로 알려졌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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