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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대출, 영끌·빚투보다 ‘생존자금’
전세가 상승이 대출 규모 늘려
방역 강화로 자영업 차입도 급증
은행 규제로 2금융권 풍선효과
금리도 올라 이자부담 ‘눈덩이’

지난 달 민간부채 급증 원인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등 자산시장 관련 보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사상 초유의 방역강화로 서민 살림살이가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7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6조1000억원 증가, 758조4000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전세자금 증가액 2조8000억원으로 절반에 가깝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일 기준 올해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5.54%로, 작년 같은 기간(2.74%)의 두 배를 넘어섰다. 수도권이 5.62%, 지방이 5.47% 높아졌다. 서울(2.53%), 부산(6.23%), 인천(10.37%). 대구(6.49%), 광주(2.77%), 대전(9.61%), 울산(8.37%), 세종(8.27%) 등 주요 도시 모두 가파른 상승세다.

7월에는 4차 유행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 보다 11조3000억원이 늘었는데, 9조1000억원이 중소기업 증가분이다. 중소기업 증가분 가운데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대비 무려 4조2000억원이 늘어 작년 10월(4조3000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7월 기업대출 증가분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이 자영업자 대출인 셈이다. 한은 집계 기준으로 3월말 현재 국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약 831조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 내 자영업 차주분을 합산한 것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 15조원 중 5조원 이상이 주로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제2금융권에서 발생됐다. 정부 총량 규제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비교적 높은 금리를 감내하고 발길을 옮긴 것이란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권 대출 증가액은 5조6000억원을 기록, 전월대비 44% 늘었고 전년동월대비 211% 증가했다. 농협(2조300억원) 등 상호금융에서 2조8000억원 확대됐고, 카드론 등 여신전문회사 대출도 8000억원 증가했다. 2금융권 전체 1~7월 누적 증가액은 2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엔 2조4000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예금은행의 6월 주담대 금리는 2.74%로 201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3.75%로 지난 해 1월 이후 가장 높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도 2.85%로 석 달 연속 오름세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출을 확보하려 수요도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국민의힘)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리가 1% 높아지면 자영업자 이자부담이 총 5조4000억원(은행 3조5000억원·비은행 1조9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작년말 기준으로 올 추가 대출분을 반영하면 추가 부담규모는 더 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매매, 전세관련 자금 수요와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수요, 코로나 관련 생활·사업자금 수요 등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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