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가뭄·한파 이상기후

지구촌 곳곳 역대급 재난 덮쳐

행동 늦으면 아마겟돈 우려

“한반도, 태풍 더많이 노출될것”

제주 인근 발생 태풍 덮칠수도

IPCC 등 ‘고강도’ 경고 이어져

‘기후 대재앙’ 이제 시작일뿐...

“기후변화 대재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종말론적 위험이 곧 다가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의 섬뜩한 경고다. 이미 우리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 폭염, 폭우, 가뭄, 한파 등 종잡을 수 없는 이상기후가 속출하고 있다. ▶관련기사 4·5면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지구는 곧 아마겟돈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역대급 재난 속출=IPCC는 최근 올해부터 2040년 사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8년 보고서에서 언급했던 시기보다 10년 가량이 당겨졌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온난화의 주범이 인간이라고 명확히 못박으며 탄소중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의 징후는 이제 일상화되다시피 할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북미 서부지역의 폭염과 독일 등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 프랑스의 한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의 폭염과 국지성 호우도 기후변화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도 올라갔다.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도 산업화 대비 약 4.8배 늘어난 상황이다.

또 전 지구 해수면은 빙하가 녹으면서 1901년~2018년 사이 20㎝ 상승했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연평균 1.3㎜에서 2006~2018년에는 연간 3.7㎜로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전 세계는 지난 2015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고자 노력한다’라는 내용의 파리협정을 맺은 바 있지만, 역부족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도 예외 아니다”=기후변화 위험에서 한반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과 국지성 호우 등이 단적인 예다. 올 가을에는 대형 태풍까지 가세한다. IPCC는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로 한반도가 태풍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급증이 지구, 특히 극 지방의 평균 온도를 높히고, 이에 따라 적도 열대 지방과 온도차가 줄어들며 태풍이 보다 북상해 한반도와 일본이 포함된 북서 태평양 지역이 태풍 위험에 더 노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필리핀 등 태풍의 주요 발생 지역이자 해마다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태풍 영향력이 감소한다. 극 지방과 줄어든 온도차에 태풍 발생 지역 자체가 지금보다 위로 올라간 덕분이다.

실제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에서 늘어나는 태풍의 영향력에 대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공동 설립한 ‘태풍위원회’는 ‘기후변화에 의한 태풍 변화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반도에 태풍 강도가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2019년 유례없이 3개의 태풍이 9월 한달 동안에만 한반도를 관통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