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싱가포르, ‘코로나19 사태 여파’ 해외인력 채용 줄인다
총리 대국민 TV 연설에서 “해외인력 우려 악화”

싱가포르 공군이 9일 건국 56주년을 맞아 대형 국기를 편 채 비행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싱가포르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국인일자리 상실 우려가 높은 가운데 당국이 해외 수급 인력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9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전날 TV를 통해 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싱가포르 내 외국인들의 질(質)과 수, 집중도를 관리하기 위해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해외 인력에 대한 우려가 악화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이를 해결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글로벌 인재들에 대한 개방 정책, 낮은 세금, 현대화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금융 허브로서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내국인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싱가포르 국내 정치의 뜨거운 논란 거리가 됐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 좋은 일자리를 놓고 싱가포르 내국인과 해외 인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 인구 570만명 중 약 30%가 영주권자가 아닌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0여년 전인 1990년 당시 약 10%대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싱가포르인들의 정부에 대한 압박은 매번 있는 선거에서 실력 발휘가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10일 총선에서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이 독립 이후 55년 만에 야당에 가장 많은 의석을 내줬다. 당시 여당의 선거 패배 원인으로 해외 인력에 대한 내국인의 불만이 지목됐다.

PAP는 2011년 총선에서도 일자리와 이민 문제가 불거지면서 득표율이 60%로 급락하고, 야당에 의석 6개를 내주며 당시까지 가장 큰 패배를 당했다. 그러자 당시에도 해외 인력 채용 규정을 강화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해 총선 이후 2개월 만에 고임금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에게 주는 최저급여 수준을 올리도록 하는 동시에 내국인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인력보다 내국인 고용 채용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리 총리는 TV 연설에서 “안으로만 향하는 것은 우리의 핵심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및 아시아 지역 허브로서 싱가포르 위상에 손상을 가져오고, 우리 일자리와 기회를 희생시킬 것”이라며 개방 원칙은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