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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단기자금 시장에 하룻밤새 몰린 돈 1000조원…불안감 확산
금융 애널리스트들, 단기자금 시장 불투명성 지적
제롬 파월 미 연준 이사회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의 단기 대출이 최근 급증함에 따라 미 금융가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 펀드나 은행 등의 ‘큰 손’ 투자자들이 하룻밤 동안 1조달러(약 1146조원) 이상의 여유 자금을 연방준비은행에 거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2013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역환매 계약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통상 펀드나 은행 등이 재무성 증권을 연준에 되사는 조건으로 매도하는 거래를 환매 계약, 이와 반대로 연준이 되사는 조건으로 매도하는 거래를 역환매 계약이라고 한다.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역환매 자금 규모를 볼 때 단기자금 조달 시장이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단기자금이 연준의 역환매 계약으로 쇄도한 이유는 연준이 6월부터 이자액을 0%에서 0.05%로 살짝 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환매 계약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소유주에서 수요자로 이동시키는 주요 메커니즘이다. 연준 또한 단기자금 이자율 등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역환매를 이용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이자율이 높은 쪽으로 시중 단기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역환매 계약으로 자금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몰려들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2019년과 지난해에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2019년 9월 환매 이자율이 치솟았을 때는 연준이 자금을 투입해 안정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연준으로 몰려들어 초래된 것이다.

단기자금 시장의 붕괴 위험에 대한 경고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연준은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개의 환매 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향후 지금의 시중 돈풀기 정책에 변화를 줄 때 예상되는 취약성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 환매 거래는 단기자금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때 가장 먼저 주시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연준 또한 환매는 단기 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고자 할 때, 역환매 계약은 단기 금리가 내리는 것을 막을 때 쓰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환매와 역환매가 시장에서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그러한 현상의 물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 거리다.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환매 시장 규모를 5조1000억달러 규모로 평가하며 환매 시장의 불투명성을 지적하고 있다.

전 연준 고위 관리이자 현 BPI 이코노미스트인 빌 넬슨은 “역환매 액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계속 변화한다는 의미”라면서 “투자자와 정책 당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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