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동킥보드 출입 금지·거치대 설치’에도 골머리 앓는 대학들[촉!]
‘통행금지’에도 이용
“오르막길 올라갈 때 편해서”
거치대 있어도 ‘무분별 주차’
대학들 “안전사고 우려”
서울 성동구 한양대 서울캠퍼스 인근 전동킥보드 통행·주차를 금지하는 현수막 바로 앞에 공유형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다. 유혜정 수습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유혜정 수습기자] 캠퍼스 내에서 전동킥보드 관련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학들이 전동킥보드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관련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한양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캠퍼스 내 전동킥보드 이용을 금지하거나 거치대를 설치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방학에도 교내 도서관, 열람실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학생들은 “날도 덥고 오르막길이라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면서 “관련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달 6일 오후 찾은 서울 성동구 지하철 한양대역 2번 출구 앞. ‘2021년 7월부터 캠퍼스 내 전동킥보드 임시 통행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이 앞에는 전동킥보드 서너 대가 이미 세워져 있었다.

한양대는 지난달 14일부터 계속되는 안전 사고로 교내 전동킥보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달 교내에서는 운행 중이던 전동킥보드가 넘어져 학생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외에도 5월에도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던 학생이 차량과 추돌했고, 4월에도 불법 주차된 킥보드에 한 학생이 탄 휠체어가 전도되는 등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킥보드 출입 금지’에도 같은 날 경영대·공대·사범대·중앙도서관 건물 앞에는 2~3대의 킥보드가 주차돼 있었다.

재학생 곽모(26) 씨는 “학교가 언덕 쪽에 위치해 걸어 다니면 땀이 나 가끔씩 (전동킥보드를)이용한다”며 “일주일에 서너 번은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내에서 킥보드를 금지하는 이유는 안전상의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헬멧을 착용하고, 제한속도를 준수하게 한다면 킥보드를 탈 수 있게 하면 좋겠다”며 “학생들의 자유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백모(25) 씨도 “전동킥보드 운행 금지보다는 규율을 만들어서 규제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교내에 마을버스도 다니기 때문에 횡단보도나 신호등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건국대는 지난달부터 일부 건물에 전동킥보드 거치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캠퍼스에는 거치대 주변으로 아무렇게나 세워진 공유형 킥보드가 더 많았다.

재학생 이승정(24) 씨는 “학교가 넓어 전동킥보드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건물에 거치대가 설치된 건 봤는데, 너무 부족해서 건물 앞에다가 그냥 세운다. 크게 유용한 것 같진 않다”고 했다.

법학관 앞에서 킥보드를 이용하려던 재학생 A씨는 “거치대가 있어도 결국 학생들이 세우고 싶은 곳에 세울 것 같다”며 “오히려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제약 없이 탈 수 있는 것이 (공유킥보드의)장점인데 거치대가 따릉이처럼 많이 설치되면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양대에 이어 고려대, 동국대 등 다른 대학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려대는 5월 교내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관리 규정을 만들어 지난달 7일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동국대도 교내 킥보드 이용 금지 조치를 내리고 킥보드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따로 지정했다.

규정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운전은 도로에만 가능하며 보도나 횡단보도에서는 이동장치에 내려 도보를 이용해야 하고 주차는 교내 자전거 거치대 주변 반경 2m로 한정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경찰이면 전동킥보드 단속을 할 수도 있지만 학교가 그럴 권한이 없다. 자교 학생이기 때문에 강하게 제재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털어놨다.

joo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