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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물 잠김 이면엔 ‘배짱 매물’…“최고가 아님 거래 안 해요” [부동산360]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07.9
17주 연속 기준선 웃돌며 수요>공급
매물 품귀 등 매도자 우위 시장 ‘여전’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매수문의가 많고 매물도 없진 않은데 거래는 잘 안 돼요. 집주인들이 직전 최고가보다 호가를 높게 부르다 보니 아무래도 부담스러워하죠. 그렇다고 가격을 낮추진 않아요. 서로 눈치를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 급한 쪽은 사려는 사람이라 대개 호가 언저리에서 거래가 됩니다. 거래가 되면 호가가 또 따라 오르는 식이에요.”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가 줄어드는데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부담감에 수요가 줄었지만 매물이 더 많이 줄면서 매도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수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우위에 있는 매도자가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높아진 가격에 거래가 드문드문 체결되는 분위기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일 기준 107.9로 지난주(107.6)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3월 첫째 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초 110대였던 매매수급지수는 2·4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심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했고 이후 17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매수자가 줄었지만 매도자가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들면서 수요가 많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공급은 크게 줄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3만9167건으로 한 달 전(4만3769건)보다 10.5% 줄었다. 4만7000건 안팎 수준을 유지해온 5월과 비교하면 매물 5건 중 1건이 사라진 셈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건수가 4만건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입주 물량이 적은 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다주택자의 ‘버티기’ 경향이 짙어졌고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을뿐더러 내놨던 매물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물을 내놓더라도 호가를 직전 최고가보다 최소 몇천만원씩은 높게 부르는 추세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이전 거래가격보다는 비싸게 팔아야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는 데다 각종 세 부담 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시세차익은 있어야 거래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공인중개현장의 공통된 설명이다. 매물 품귀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갑’인 집주인이 ‘이 가격이 아니면 안 판다’는 식의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전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매도자의 교섭력은 높을 수밖에 없고 부르는 가격이 거래가가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며 “매물이 많지도 않은 데다 가격이 비싸고 대출규제, 세금규제 등까지 있다 보니 거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거래량 속에서도 호가가 뛰며 전반적인 거래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매수심리를 잠재우려 공급계획을 쏟아내고 있지만 당장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젊은 층의 ‘영끌’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장의 공급 부족이 풀리지 않는 한 시장의 상승 흐름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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