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아동성범죄 관련 사진을 식별하고 신고하는 기능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중에 미국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런 기능을 탑재한 소프트웨어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예정된 아이폰 운영 소프트웨어 IOS 15 업데이트와 함께 ‘뉴럴매치’로 알려진 해당 프로그램도 자동으로 설치된다. 애플은 새 아이폰 출시 시기 등에 맞춰 주기적으로 운영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며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다.

애플은 이날 아동성범죄물을 탐지하는 새 프로그램 탑재는 성범죄자들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애플의 이런 시도가 범죄행위에 대한 수년간에 걸친 미 사법당국과 애플의 충돌에서 접점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다.

미 사법당국은 그동안 범죄자들이 보안성이 높은 아이폰을 이용해 범죄 자료를 숨기고 있다면서 애플 측에 수사에 협력하라고 압박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우선이라며 이에 맞서왔다.

뉴럴매치는 아동성범죄물 탐지에 새롭게 개발한 인공지능(AI)과 암호화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다.

아이폰 이용자가 아이폰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사진을 올리면 뉴럴매치가 자동으로 가동돼 불법 여부를 판단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미 의회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국립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에 보고된다. 해당 기관은 관련 게시물의 불법성을 판단해 미 사법당국에 신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에 저장된 사진을 아이클라우드에 올리지 않으면 뉴럴매치가 가동되지 않는다. 또한 영상은 아예 탐지 대상이 아니다.

아이폰 문자 메시지 앱에는 아동성범죄 관련 사진을 보내는 경우에 대비해 해당 사진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기능과 경고 메시지 기능 등을 탑재했다. 아이들이 관련 사진을 주고받는 경우 부모에게 알리는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의 새 기능 탑재를 놓고 애플이 지금까지 지켜왔던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방침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애플은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에도 개인 사생활은 철저히 보장될 것이며, 아이폰에 저장된 데이터 역시 철저히 보안에 부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클라크 미 국립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 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애플의 아동 보호를 위한 조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면서 “개인 사생활 보호와 아동 보호가 현실에서 동시에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