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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기본주택 공약?...나뭇잎 타고 압록강 건너는 격” [대선주자 인터뷰 ⑪윤희숙]
이 지사 ‘기본소득’보다 더 허황된 공약
부동산에 정치논리, 시장행태에 반해
대선, 10년만에 돌아오는 정책경쟁의 장
창조적 에너지 위해 초선임에도 출마
대권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대담 : 이형석 정치부장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에 대해 “나뭇잎을 타고 압록강을 건너는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본주택’을 이야기하며 “어처구니없는 얘기”, “황당하다” 등 강한 표현을 총동원했다. 심지어 그동안 날을 세워온 이 지사의 ‘기본소득’보다 “더 허황되다”고도 했다.

‘나는 임차인’ 연설로 유명한 윤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학자다. 초선의원인데도 대권 도전에 나서며 정치권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윤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본주택은 (기본소득과는) 또 다른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세권에 10억짜리 좋은 집을 지어 월세 60만원에 평생 살 수 있다? 말만 들으면 너무 좋다”며 “그런데 일단 역세권 100만채 건설이 불가능하고, 월세 60만원이면 LH 부채를 엄청나게 쌓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현대적 금융기법으로 100만채 건설을 위한 재정이 필요 없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위기의 원인으로는 “정치 논리로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규제를 풀던가 장기적인 공급계획을 내놔야 하는데 모든 것을 투기꾼 탓으로 돌리고 세금만 때렸다는 분석이다. 결국 사람들은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영끌매수’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논리다.

윤 의원은 “이 정부는 멋진 말을 늘어놓지만 머릿속에 묘한 정치 논리가 있어서 사람들이 시장에서 행동하는 행태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으로 승부한다’는 그는 지금까지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공약을 내놨다. 다음 공약으로는 공공부문을 준비 중이다.

윤 의원은 “지금 공공부문이 민간과 시장의 창의성을 질식시키고 있다”며 “정치가 무소불위 권력을 가지고 시장을 마음대로 휘둘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청년들의 미래에 어마어마한 압박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희숙 의원과의 질의응답이다.

-초선의원인데 대권 도전에 나선 이유는

▶개인적인 정치 커리어상의 스케줄보다 이번 선거의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다. 세계는 너무 빨리 변하는데, 지난 대선은 사실 (탄핵 여파로) 후다닥 정권만 바뀌었지 정책경쟁이 없었다. 이번 대선이 10년 만에 돌아오는 정책경쟁의 장인 셈이다. 그런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고 보니 서로 부딪치기만 하고 미래를 향하는 에너지가 너무 없었다. 창조적 에너지를 위해서는 양분(정책경쟁)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정치의 배신’이라는 새 책을 냈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정치는 흥미진진한 무협지다. 누가 누굴 공격했고, 그 공격을 누가 되치기 했다는 점만 중요하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원성’인데 우리 정치는 그것이 없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586이 대거 정치에 들어왔는데, 이들은 거악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가 투사고 비타협적 개혁가다. 그러다보니 민주주의가 있을 수가 없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인구집단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옳은데, 이들은 무조건 나는 옳고 상대가 틀렸다.

정치가 잘못되다보니 국민은 구경꾼이 돼 정치를 무협지 보듯 한다. 자신이 정치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정치가 잘못돼있으면 좋은 정책이 나올 수가 없다.

-‘나는 임차인’ 연설로 유명하다. 부동산 위기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부동산이 망가진 이유는 정치논리로 접근해서 그렇다. 가격이 계속 오르면 공급규제를 풀던가 장기적인 공급계획을 통해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상식인데, 투기꾼 탓만 하는 바람에 세금만 때렸다. 결국 사람들은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영끌’ 해서라도 집을 살 수밖에 없다. 그 악순환 끝에 남은 것은 ‘서울에 집 가진 사람들은 모두 적폐’가 돼버렸다. 이 정부는 머릿속에 묘한 정치 논리가 있다. 멋진 말들을 늘어놓지만, 사실 사람들이 시장에서 행동하는 행태를 정면으로 거스른다. 임대차3법도 임대인을 악인으로 보고 임차인을 일방적 피해자로 본다. 시장은 선의도 악의도 없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고, 무언가 강제할 때는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세 소멸 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갈등도 너무 많아지지 않았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주택’을 들고 나왔는데

▶기본주택은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하다. 사실 기본소득은 세금을 많이 걷어서 나눠주면 된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어렵지는 않다. 그런데 기본주택은 다른 문제다. (이 지사가) 역세권에 10억 정도짜리 좋은 집을 지어 월세 60만원에 평생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말만 들으면 너무 좋다. 그런데 우선 땅이 없어서 역세권 100만채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월세 60만원이면 LH 부채를 엄청나게 쌓겠다는 것이다. 당장 지금도 공공임대 주택 1채당 LH 적자는 1억 2000만원인데. 또, 현대적 금융기법으로 100만채 건설을 위한 재정이 필요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길 한다. 한마디로 이 지사가 말하는 조건의 기본주택은 ‘나뭇잎 타고 압록강 건너는 것’이다.

-공약 중 하나로 연금개혁을 내놨다. 사실 대선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는 주제인데

▶(연금은) 표가 엄청 세게 갈리는 이슈다. 미국에서도 연금은 ‘제3의 레일’이라고 한다. 기차 레일을 보면 두 개의 레일 외에도 고압 송전선이 있는데 건드리면 죽는다. 연금을 언급하면 정치생명이 끝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연금개혁을 한 나라들이 있다. 여야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연금은 완전히 막다른 골목이다. 지금 국민 앞에서 펼쳐놓고 ‘너 거짓말 할래, 아니면 같이 (연금개혁) 할래’를 꼭 공론화 시켜야 한다. 연금개혁은 우리당 경선 과정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나중에 본선에 가서도 국민들 앞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제가 군소 후보라서 좋은 점은 그런 판을 크게 깔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교육·연금개혁 외 추가적인 공약은

▶공공부문 개혁 관련 공약을 준비 중이다. 지금 공공부문이 민간과 시장의 창의성을 질식시키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큰 힘이 청와대에서 나온다. 정치가 무소불위 권력을 가지고 시장을 마음대로 휘둘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청년들의 미래에 어마어마한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또, 젠더 이슈와 관련된 공약도 낼 생각이다.

-이준석 당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는

▶솔직히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국민 소통을 겁내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 가끔은 도발적 발언을 하긴 하지만, 저분은 이야기를 즐기고 잘하기도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우리당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때의 비판은) 건설적인 논쟁이다. 당 철학이나 가치를 두고 하는 논쟁은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강문규·정윤희·이원율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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