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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채널의 윤석열 ‘방어’ vs 올인하는 최재형 ‘공격’ [정치 플러스- 대선주자 SNS 활용법]
반려동물 계정도 개설...尹, SNS만 6개
일상부터 저격까지...崔, 페이스북 집중
홍준표 일기·유승민 논평·원희룡은 대화

야권 대권주자들이 저마다의 스타일로 ‘SNS 정치’를 하고 있다. 가장 주목도가 높은 두 주자부터 상극이다. SNS 채널 대부분을 쥐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맥시멈’(maximum), SNS 채널 1~2개에 집중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미니멈’(minimum) 스타일에 가깝다. 또 윤 전 총장은 방어, 최 전 원장은 공격에 초점을 둬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일기, 유승민 전 의원은 논평,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화 형식을 선호한다. 초선의 윤희숙 의원은 SNS를 지지자들과의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각 주자들의 SNS 게시 빈도(페이스북 한정)에도 차이가 있다.

원 지사와 유 전 의원은 하루 2~3번 꼴, 다른 주자들은 하루 1~2번 꼴로 글을 올리는 식이다.

다 거느린 尹 vs ‘올인’하는 崔 =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 전 총장은 5일 기준 SNS 계정 6개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 3개, 인스타그램 2개, 유튜브 1개 등이다. 개인 계정부터 대선캠프 계정, ‘네거티브’ 전담 계정 등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윤 전 총장의 반려동물인 ‘토리’ 전용 계정도 문을 열었다. 정치 선언을 한 후 한 달여만에 SNS 채널 대부분을 개통한 것이다.

반면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 2개와 유튜브 1개를 운영한다. 그나마 페이스북 두 번째 계정은 첫 계정에 ‘친구 추가’ 요청이 폭주한데 따라 만든 보완용이다. 최 전 원장 측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SNS 채널을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차이도 있다. 윤 전 총장은 개인 계정에 있는 소개란도 비우지 않고 꽉꽉 채웠다. 좋아하는 음식에 더해 평소 주량까지 쓸 정도다. 반면 최 전 원장의 개인 계정은 다소 단순하다. 그는 고향과 사는 곳, 출신 학교, 직전 직책(감사원장) 정도만 썼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페이스북에서만 모두 38건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1일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최 전 원장은 10일간 20건의 글을 올리는 등 글의 개수로는 윤 전 총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尹 방어 vs 崔 공격 활용=윤 전 총장의 SNS 계정 중 눈에 띄는 것은 네거티브 전담 계정이다.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문과 해명 자료를 올리는 곳이다. 윤 전 총장은 이곳에서 이른바 ‘윤석열 X파일’ 관련 의혹과 그의 처가에 대한 여러 논란들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SNS는 진입장벽 없이 모든 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주목해 SNS에 해명을 위한 기지를 세운 모습이다.

최 전 원장은 SNS를 반대로 활용한다. 그는 SNS 계정을 만든 직후부터 문재인 정부와 여권의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저격하고, 윤 전 총장에게는 견제구를 던지는 등 ‘돌격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두 사람이 노리는 공통 목표도 있다. 친근한 이미지다. SNS를 활용해 율사(律士)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걷으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SNS 계정 소개란에 ‘애처가’, ‘국민 마당쇠’, ‘토리아빠, 나비집사’라는 문구를 담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최 전 원장은 파마를 하고 있는 ‘셀카(셀프 카메라)’ 사진, 지인과 탁구를 치는 영상 등 일상 모습을 올렸다. 해시태그(#)와 함께 ‘페북오픈’, ‘난생처음’, ‘아들찬스’, ‘헤어스타일 변신’ 등의 글을 남긴 점도 주목을 받았다.

洪·劉·元 등 각양각색=홍 의원은 SNS를 통해 특유의 직설적 화법이 담긴 일기 형식 글을 자주 올리고 있다.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에 “SNS는 내 정치 일기장”이라며 “전적으로 내가 쓴다. 누가 대신 쓴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SNS를 활용하는 정치인들 가운데 ‘1세대’로 꼽히기도 한다.

홍 의원은 SNS에 비교적 짧은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을 즐긴다. 대부분 정치적 쟁점에 대한 단상이다. ‘저격수 본능’을 따라 여야 구분 없이 상대방에게 다소 거친 일침을 놓는 글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jp의 희망 편지’라는 제목으로 내년 대선을 위한 공약이 담긴 글도 쓰고 있다.

유 전 의원은 SNS에 논평 형식의 정제된 문장이 담긴 글을 게시한다. 대선 공약 소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지사를 향한 직격탄이 상당수다. 글 하나에 해시태그를 10개 이상 붙이는 등 관련 기능도 적극 활용한다.

원 지사는 SNS에서 종종 상대방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대화 혹은 논쟁을 펼치곤 한다.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조건부 합의했을 때 이 대표에게 편지 형식으로 “독단적 스타일은 안 된다”고 비판하는 식이다. 그는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부겸이형, ‘대깨문’들의 분노 정치를 무너뜨려달라”고 호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의원도 SNS를 적극 활용하는 대권주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특히 자신의 SNS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 대댓글(댓글에 달리는 댓글)을 달아가며 지지자와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응원 글에 감사를 표하고, 건의 글에는 “그 부분도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달고 있다.

지난달 기준 페이스북에 올린 글 개수로 보면 원 지사(79건), 유 전 의원(64건), 홍 의원(46건), 윤 의원(37건) 순이었다. 지금까지는 원 지사와 유 전 의원이 SNS 활용에 있어서 가장 적극적이라 할 수 있다. 야권 대선레이스가 본격화되면 이들의 SNS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야권 관계자는 “대선 정국이 다가올수록 천태만상의 SNS 정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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