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가고시마 인근 해역에 도착
한반도와 거리 멀어 날씨 영향 못 미칠듯
10일 이후 차고 건조한 기압골 지나가
중부지방은 전주에 비헤 1~3도 낮아질듯
당분간 남부지방 중심 ‘찜통더위’ 계속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제9호 태풍 ‘루핏’이 점차 한반도와 일본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루핏이 찜통더위를 날려 주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은 아쉽지만 내려놓아야 할 듯 하다. 이번 태풍도 폭염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홍콩 인근에서 발생한 루핏은 일본 방면으로 동북동진, 9일 오전 9시께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서남서쪽 약 740㎞ 부근 해상에 도착할 전망이다. 10일에는 제주도와 남해 일부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태풍도 한반도 폭염의 원인인 북태평양고기압을 밀어내기에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도착하는 가고시마 인근 해역도 한반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은 그보다 멀리 떨어져 윗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 기압골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역시 “태풍의 세기가 약하고 이동 경로 자체가 중국 남부 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형태로 북태평양고기압을 위로 올리지 못해 국내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에 띠라 낮 최고기온 29~33도에 달하는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북태평양고기압이 머금은 높은 습도 탓에 체감온도는 1~3도가량 더 높겠다.
다만, 10일 이후로는 고도 5㎞ 부근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통과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전주 대비 1~3도 낮아질 전망이다. 대구, 부산, 제주 등 남부지방의 경우에는 10일 이후에도 전주와 비슷한 수준의 더위가 계속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높은 습도로 체감온도가 올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