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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1년치 벌써 팔아치운 外人…증시 셀코리아 ‘브레이크가 없다’
7개월간 매도액 25조 육박
개인투자자 실탄으로 버텨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24조2979억원.'

올 한 해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2일까지 한국 증시에서 매도한 금액이다. 불과 7개월 만에 지난 한 해 외국인의 매도 금액인 24조8147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는 일관된다. 4월을 제외하고는 6개월 모두를 순매도했다. 이 매도세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가 받아냈다. 기관까지 가세한 매도세를 개인은 71조6209억원의 실탄으로 버텨냈다.

유가증권시장이 3300 고지를 넘어서며 신고가를 기록한 것도 온전히 개인의 힘이었다는 평가다. ‘셀코리아’의 흐름 속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의 비중은 34.12%까지 줄었다. 이는 2016년 8월 17일 34.03% 이후 약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매도에 발목이 잡힌 현실이 서글프지만, 우리 증시의 현주소다. 한국 증시는 여전히 신흥국 증시일 뿐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자 외국인은 신흥국에서 돈을 빼고 있다. 한국과 유가하게 전기전자 부문이 강한 대만에서도 비슷한 매도 흐름이 감지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폭탄’에 따른 급락세는 신흥국에 대한 리스크를 키웠다. 외국인이 파니 원화는 자연스럽게 약세 흐름이 두드러진다. 연초 달러당 1082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부담이 커져 외국인 투자의 유입 매력은 더욱 약화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더딘 진척도를 보이는 것도 외국인으로서는 한국의 매력을 낮게 보게 했다. 한국의 백신 1차 접종률은 34.9%로 약 60%에 달하는 선진국보다 낮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관심보다는 선진국(미국·일본·유럽) 등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기저효과에 따른 고성장을 넘어서는 경기 사이클에 대한 기대도 무뎌져 신흥국, 신산업이 주목받던 시기와 양상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애석하게도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 신흥국 증시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빠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볼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전망이 결코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국내 증시의 체력이 그만큼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양호한 유동성 탓에 외국인들의 현금인출기라는 오명을 받아오던 한국 증시가 더는 아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이익 성장 기대감이 높다.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 기대치는 꾸준히 상향조정되고 있고, 기업가치 매력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최근 11.3배까지 하락해 연초 이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환율 역시 강한 매도가 발생하는 구간인 1200원에 접근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며 “과거 미·중 무역분쟁 국면과 달리 통화 지수 하단이 견고하고,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급격한 유출도 발생하고 있지 않다. 심리적 불안이 진정된다면 신흥국 증시에 저가 매수세 유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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