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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값=4년 전 집값…속타는 무주택자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 6억대
전세난 심화에 집값 상승 더해
‘빌라라도 사자’는 이들도 많아

무주택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셋값과 집값은 매주 치솟고, 청약은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정부가 거듭 집값 ‘고점 경고’를 하고 있지만 주위엔 오히려 집을 못 사서 조마조마해하는 이들이 더 많다. 올해 집값 하락 전망을 했던 전문가들도 상승으로 돌아섰다. 아파트를 사지 못하자, 빌라라도 사자며 뛰어든 이도 많다. ▶관련기사 3면

2일 KB국민은행 부동산리브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 중위가격은 6억244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중간 수준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으려면 6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같은 금액에 중간가격대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셋집 구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 됐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평균 가격이 가구 수로 가중 평균돼 저가 주택이 많으면 낮아지고, 고가 주택이 많으면 높아지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정중앙 가격만을 따져 시세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4년 전인 2017년 7월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6억2888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중간가격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여건이 됐던 수요자가 ‘주택 보유’ 대신 ‘전세’를 택했다면, 이제는 같은 금액으로 중간가격대 전세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금이라도 중간 수준의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면 4억원 이상을 더 보태야 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지난달 기준 10억2500만원이다. 지난 6월(10억1417만원) 10억원을 처음 돌파한 뒤에도 1000만원 넘게 더 올랐다.

전셋값 상승은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진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3억원에서 4억원, 4억원에서 5억원으로 뛰는 데 각각 2년6개월, 4년9개월이 걸렸는데 5억원에서 6억원까지는 불과 6개월 걸렸다.

이는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와중에 전세난이 심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7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후 전셋값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2017년 7월 4억1459만원에서 지난해 7월 4억6931만원을 기록했다. 약 3년간 5472만원 오른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이에 3배에 달하는 1억5564만원 뛰었다. 그만큼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셋값의 급격한 상승은 그간의 매맷값 상승에 더해 새 임대차법 등의 영향도 있다”면서 “결국 ‘물량 앞에 장사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정부가 제시한 공급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민간의 주택 공급 역할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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