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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홍철 딸? 이젠 여서정이다…무관의 여자체조 날아오르다 [피플앤데이터]
韓 여자체조 첫 올림픽 메달
‘여서정’ 기술로 출전 완벽 성공
문 대통령 “부녀 메달 축하”



“아악!” 딸의 첫번째 연기를 본 아빠는 소리 쳤다. 완벽했다. 결선에 오른 다른 어느 선수보다 높은 점수였다. “잘했어요” 아빠는 딸의 두번째 연기를 보곤 격려했다. 딸의 착지 실패가 안타까웠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연기가 모두 끝나 딸의 동메달 획득이 확정된 뒤, 아빠는 울먹였다. “너무 잘했다”고 했다. 여홍철의 딸이 아버지의 품에서 벗어나 ‘여서정’이 되는 순간을 아빠는 그렇게 축하했다.

여서정에게 아버지는 넘어야 할 거대한 산 같은 존재였다. 아버지처럼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로 올림픽에 출전했고, 이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사상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여서정이 오른 올림픽 시상대를 밟았던 한국 여자 선수는 아직 없었다. 금녀의 영역이었던 올림픽 여자 체조 시상대에 오른 한국 첫 여자 선수가 그다. 여서정이 획득한 동메달은 한국 체조 역대 열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처음이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양학선이 금메달을 딴 이후 9년 만이다.

여서정이 체조를 시작한 것은 9살 때다.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김채은) 역시 체조선수 출신으로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여서정의 올림픽 동메달 획득에는 운도 따랐다. 세계 최고라고 평가되던 미국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가 심리적 부담을 이유로 돌연 기권했다. 바일스의 결선 티켓을 이어 받아 결선에 진출한 미국 선수 제이드 케리는 경승 1차 시기에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결선 진출 8명의 선수들 가운데 여서정보다 높은 난이도의 기술을 연기한 한 선수는 없었다. 여서정보다 더 높은 난도의 기술을 연기할 수 있는 선수도 없었다.

그러나 여서정은 아직 배고프다.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이 무대다. 첫번째 올림픽은 ‘경험’이라 했지만 여서정은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여홍철 교수는 딸의 동메달 확정 후 “좋은 성적으로 마감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면서도 “이번에 동메달을 땄기에 다음 대회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말했다. 여서정의 남은 여정에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한 축전에서 “우리 여자 체조 사상 최초 올림픽 메달 쾌커라며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크 탄생을 축하한다”고 치하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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