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한국 최고 주식부호’에 등극했다. 최근 투자자들의 큰 관심 속에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행진이 이어지면서 보유 주식가치가 급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김 의장은 134억달러(15조4000억원)의 순자산으로, 121억달러(13조9000억원)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랐다.

김 의장은 카카오그룹주 전반의 고공 행진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재산을 60억달러(6조9000억원) 이상 불린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에만 91% 급등했다.

특히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기업인 김 의장이 이 부회장 등 수십년간 한국경제를 지배해온 재벌 총수들을 부자 랭킹에서 모두 제쳤다는 사실이 재계 전반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게임’을 창업했던 그는 지난 2006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세우고 4년 뒤 카카오톡 메신저를 출시해 ‘대박’을 냈다.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결제·금융·게임·차량호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카카오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힘입어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네 번째로 크다.

다음달 상장되는 카카오뱅크는 희망 범위 상단의 공모가를 책정받을 경우 2조6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재팬 등도 IPO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2월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공언했고, 3월에는 ‘세계 최고 부자들의 기부클럽’으로 알려진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공식 서약을 진행했다.

김 의장은 서약서를 통해 재산 절반 이상 기부의 뜻을 밝히면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저는 30대에 이를 때까지 ‘부자가 되는 것’을 오직 인생의 성공이라 여기며 달려왔다. 그러나 목표했던 부를 얻고 난 뒤 인생의 방향을 잃고 한동안 방황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미 있게 산다는 것’에 관해 스스로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