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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 제약사들, 글로벌 법인세에 반발…코로나19 대응 역할 강조
대형 제약사들 글로벌 최저 법인세에 직격탄
글로벌 최저 법인세 설정을 주도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이달 중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거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설정 움직임에 대해 물밑에서 강력히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약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는 등 기여한 제약사들의 공로를 감안해 달라며 미 정치권에 로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거대 제약사들은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 정치권에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히 개발한 제약업계에 대해 세금을 올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방위로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화이자, 존슨앤존슨(J&J) 등이 이런 제약업계의 대응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은 “우리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의 싸움에서 세계를 이끌었다”는 한 제약사 임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제약업계의 핵심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30개국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 설정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9~10일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도 이를 승인했다. 이로써 연간 1500억달러(약 173조원) 상당의 추가 세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OECD는 기대했다.

미국 대기업들 대부분은 이런 변화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 하한선이 설정되다 보니 어떤 기업도 이를 피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WSJ는 “하지만 대형 제약사들은 달랐다”면서 “이들은 조용히 이런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약을 판매하는 대형 제약사들은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인세가 낮은 국가 위주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실현되면 직격탄을 맞게 되는 상황이다.

미 제약업계와 법조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최저 법인세 도입으로 제약사들은 매년 수억달러의 세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차드 콜리어 옥스포드대 국제법 교수는 “제약사들은 치밀한 세금 계획에 따라 상당한 자산을 조세 도피처에 두고 있다”면서 “산업의 핵심 기반이 무너지는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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