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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성 이어 자·주·성...이제 지·주·성 ‘富의 세대교체’
“데이터·노하우 오랜 축적...
디지털 기술이 한국의 기회”
카이스트 석학 미래보고서
한은 ‘2020 국민대차대조표’
20년간의 부의 궤적 따라가

“기술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진보할 것이며, 생활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한국의 기회는 오랫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추가하며 나올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혁명을 현실에서 지탱해주는 것은 제조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관련기사 3면

카이스트 석학들이 내놓은 ‘2031 미래보고서’에선 한국의 미래를 이렇게 밝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이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2000년 밀레니얼이 시작한 후 20년간 대한민국 부의 궤적을 따라가다보면, 제조업을 기반으로 자산 가치가 올라가고 지식기반 산업의 가파른 성장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20년간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3800조원에서 1경7700조원으로 4.7배가 늘었다. 이 기간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밑거름은 제조업이었다. 경제활동별 순자산을 살펴보면 제조업은 408조9000억원에서 1611조원까지 4배가 성장했다.

하지만 제조업에서 기술산업으로의 변화의 흐름도 뚜렷하다. 한국 제조업은 2005년을 기점으로 IT순자산 규모가 화학을 역전한다. 화학물 및 화학제조산업은 2004년 순자산 97조5600억원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의 96조4500억원을 앞섰지만 이듬해부터는 줄곧 IT관련 제조업이 순위를 뺏기지 않는다. 2005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순자산은 110조를 넘어섰고, 현재는 46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1970~1980년대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지던 시기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경제 규모를 키운 우리 경제가, 제조업 내 기술집약적 부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금융자산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국내 금융·보험업은 2018년 부채를 뺀 순자산이 첫 100조원을 넘긴 뒤, 11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00년 27조6000억원에서 4배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주식(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264조원이 확대됐다. 2019년 증가폭 47조5000억원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현금 및 예금도 이 기간 185조5000억원이 늘면서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업 주도의 성장으로 이룬 부로 자산 성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의 성장은 투자를 통해 기술혁신으로 이어져야 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킨다. 부동산 등 비생산자산으로의 쏠림은 양극화를 심화시켜 경제의 활동성을 줄여 펀더멘털을 약화시킨다. 자산축적을 이룬 우리 경제의 숙제는 지식기반 산업으로의 자원배분 극대화다. 일단 진행 상황은 나쁘지 않다.

2000년 국내 지식생산물 순자산은 84조60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년간 564조6000억원으로 6.7배가 늘었다. IT제조업 성장이 기술을 지탱해주며 선순환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가운데 지식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가장 높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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