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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으로 일군 자산 증시 대이동...금융자산 ‘2경 시대’ 눈앞
한은 2020국민대차대조표 분석
금융자산 전년비 11.2% 증가 1.9경원
증시 붐속 주식자산 21.3% ‘최대’ 상승
자산비중 현금·예금→주식·펀드 역전 임박
FIR 108.2%...실물-금융 괴리 더 심화

지난해 경제가 코로나19로 큰 위기를 겪었지만 그 과정에 풀린 역대급 유동성 덕분에 금융시장은 사상 유례 없는 활황을 누렸다. 금융회사들의 자산규모가 1경원에 육박했고, 국내 금융자산은 국가경제의 10배에 규모로 급팽창했다. 근로소득으로는 노후 준비는 물론 내집마련도 어려워지면서, 빚을 내 집을 사고 주식을 사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제조업으로 축적한 자산을 투자하는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의 발전은 경제 주체들의 성장 밑거름을 더욱 비옥하게 만들어주지만 실물 경제와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지면 금융불균형, 자산불평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26일 한국은행의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를 보면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 규모는 1경9174조원으로 전년대비 11.2%(1939조원) 증가했다.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같은 기간 7.5%(1186조원) 늘어난 것보다 더 큰 폭이다. 2013년 처음으로 비금융자산 규모를 추월한 금융자산은 매해 비금융자산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2008년 이후 작년까지 비금융자산과 금융자산은 각각 8311조원, 1경1059조원씩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2020년중 국민총자산 증감요인을 보면, 금융자산의 순취득 증가(2019년 973조원→2020년 1449조원)와 함께, 자산가격 상승 등에 따른 거래외증감(311조원→490조원) 요인이 자산 증가규모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제도별로 보면 금융법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9499조원으로 전년보다 9.9%(859조원) 상승, 1경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KB금융그룹의 올 6월말 총자산 규모는 1003조원으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단일 금융회사 자산액이 우리 경제 규모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금융자산은 4537조원으로 같은 기간 13.9%(555조원) 늘어 증가율 기준으론 금융법인을 앞질렀으며, 비금융법인도 12.4%(348조원)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작년말 금융자산 중 주식(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이 3911조원으로 1년새 21.3%(687조원) 늘어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현금·예금도 같은 기간 11.9%(473조원) 증가해 4096조원을 기록했으며, 대출금도 10.4%(345조원) 늘어 3655조원을 나타냈다.

금융자산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금·예금(21.4%)으로 나타났으며, 주식이 20.4%로 그 뒤를 이었다. 2008년만 해도 대출금(20.8%)이 최고 비중이었고 주식은 16.9%에 그쳤지만 지난 해 투자 열풍으로 이젠 주식·펀드가 현금·예금의 역전을 눈앞에 두게 됐다. 고령화로 보험 및 연금 준비금 비중도 작년말 7.6%로 2008년(5.2%) 이후 확대 추세에 있으며, 금액으로도 지난해 7%(96조원) 늘어 1460조원의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다.

실물과 금융부문이 상호작용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연관비율(FIR·financial interrelation ratio)은 작년말 기준 108.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FIR은 한 경제시스템의 금융구조 고도화, 실물경제 여건과의 비교를 통한 금융불균형 누증 정도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금융자산을 국민순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2011년만 해도 100%를 하회했던 FIR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조만간 110%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실물과 금융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작년까지 금융자산은 136%(1경1058조원) 증가한 데 비해 국내총생산(GDP·명목)은 67%(779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써 2008년 GDP의 7배 수준이던 금융자산은 현재는 9.9배까이 몸집이 불어난 상태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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