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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정 가뭄’ 겪는 미국…“친한 친구 1명도 없다” 12%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인 사이에 우정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뜩이나 사회적 스트레스가 급증했는데, 친한 친구와 교류가 뜸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앞으로 재택 근무가 더 일반화하면 이런 경향이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미국인의 삶에 대한 조사센터의 5월 설문조사(성인 2019명) 결과를 인용, 미국의 우정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친한 친구의 수가 30년 전과 비교해 급감한 것으로 나왔다. 친척을 제외하고 친한 친구가 10명 이상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13%다. 1990년 갤럽이 같은 조사를 했을 땐 33%였다.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는 답은 59%다. 1990년 조사에선 75%였다. 친한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답은 올해 12%였고, 30년 전엔 3%였다. 응답자의 약 절반(51%)이 현재의 친구의 수에 매우 만족하거나 완전히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한다는 답은 17%로 집계됐다.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친구에게 의지한다는 비율도 26%에서 16%로 급감했다. 18~29세의 젊은층은 개인적인 지원을 위해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비율이 2배 가량 증가했다.

조사를 진행한 대니얼 콕스 AEI 선임연구원은 “우린 우정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며 “나라가 또 다른 방식으로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AEI는 이런 ‘우정 가뭄’의 명백한 원인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꼽았지만, 광범위한 구조적인 힘이 더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 어느 때보다 늦게 결혼하고 지리적으로 더 많이 이동하게 돼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현 부모가 이전 세대 대비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2배 늘어 다른 관계를 밀어냈을 거라는 지적이다. 근무 시간이 많아지면서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사귀기 어려워졌다고도 AEI는 덧붙였다.

악시오스는 친구가 감소하는 걸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인간 관계 전문가를 인용,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며 많은 사람과 친해질 수 있지만 좋은 친구는 몇 명 밖에 없다고 전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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