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결제재개 예고
대형은행들 시장 참여
패밀리오피스도 군침
3만 달러 단숨에 회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달 만에 3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 트위터 CEO, 캐시우드 아크인베스트 CEO 등 가산자상 시장 ‘큰손’들의 출연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비트코인 결제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주효했는데, 애초 예정된 이벤트였지만 비트코인 값이 2만달러로 내려갔을 때 이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극적 반등을 이뤄냈다.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온라인상에서 개최된 가상자산 컨퍼런스 ‘더비워드(The B Word)’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점차 친환경적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이에 대한 이유로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량은 주의할 부분이지만, 비트코인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이고, 테슬라 뿐 아니라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비트코인 시장조작 논란과 관련해서도 “값이 내려가면 나도 돈을 잃는다”며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답했다.
잭 도시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인터넷의 네이티브 화폐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캐시 우드는 “비트코인이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 통화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투자에 나선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멜론은행은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이어 ‘퓨어 디지털’ 6개 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한다고 이날 밝혔다.
멜론은행은 “규제 환경이 발전함에 따라 고객을 위한 새로운 디지털 자산 서비스 솔루션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애덤스 ‘퓨어 디지털’ 설립자는 “일주일 내 첫 거래가 이뤄질 것이며, 비트코인 거래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위 부유층인 울트라리치들도 비트코인 자산 편입을 늘리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전세계 150개 패밀리오피스(울트라리치 대상 맞춤 자산운용서비스 제공)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15%는 이미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나머지 중 45%도 인플레이션 우려, 저금리 장기화 등을 고려해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5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이 당시 제기됐던 가상자산 회의론이나 환불 절차의 복장성 등 때문이 아니라 정부 눈치보기이 일환이었단 관측도 나왔다. 테슬라는 지난 5월 12일(현시시간)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표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테슬라가 재생연료인증(RFC) 신청서를 제출한 날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재생에너지인증(REC)을 통한 정부 보조금으로 수익의 많은 부분을 충당해왔는데, 전기차 사업자들이 늘면서 REC에 따른 매출 지속이 여의치 않게 됐다. 이에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RFC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인데, 그러려면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잘 보일 수 밖에 없었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