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가 석유·가스 사업 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부·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짐에 따라 조금이라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시점에 화석 연료 분야에서 손을 떼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BHP는 석유 사업 매각을 포함한 선택지를 고려 중이다. 올해 20억달러 이상 벌 것으로 추산되는 부문이다. 매각가는 150억달러(약 17조2350억원) 이상 될 수 있다고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전했다.

경쟁사인 영국의 다국적 광산업체 앵글로아메리칸은 투자자들의 압력으로 이미 발전용 석탄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BHP도 이런 사례를 따르려고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주요 석유 업체도 핵심 분야 생산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자산을 추가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BHP는 석유 사업이 전략적 기둥 가운데 하나이며, 이를 통해 최소 앞으로 10년간은 돈을 벌 거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매각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자산에 얽매이는 걸 BHP가 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석유 사업 자산을 제값 받고 철수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세일 사업 부문을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104억달러를 받고 팔았던 걸 재연하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매각 타이밍은 적절하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침체에서 경제가 회복하면서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1년간 약 60% 상승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BHP는 다른 대형 석유 업체와 달리 석유 등 에너지 사업 비중은 6%에 불과할 정도로 의존도가 낮다.

관계자들은 “(매각 등의)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다”고 했다. BHP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BHP는 1960년대부터 석유·가스 사업을 했다. 멕시코만과 호주 연안에 자산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30일 끝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1억28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타일러 브로다 RBC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는 “BHP는 석유 사업 때문에 광산업 분야에서 아웃라이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종종 비판의 지점으로 언급된다”며 “업계가 직면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압력이 커지고, 이 사업이 재투자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경영진이 출구를 고려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