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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 착륙 52년’ 베이조스, ‘조종사 없는’ 우주여행 시대 열었다
블루 오리진 ‘뉴 셰퍼드’ 로켓
조종사 2인 필요 ‘유니티’와 차별
고도 107㎞서 ‘극미중력’ 순간 만끽
베이조스, 무사 안착 후 “최고의 날”
블루 오리진, 연내 2회 더 우주비행
‘우주 식민지 건설’이 최종 목표
세계 최고 부자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해 4명의 민간 우주 여행객을 태운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트’ 로켓이 2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주(州) 밴혼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모습을 지켜보며 우주여행을 꿈꿨던 다섯 살 소년의 소망은 52년의 세월이 흐른 2021년 현실로 바뀌었다.

꿈 많던 소년에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제프 베이조스(57) 아마존 이사회 의장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다.

베이조스 의장은 민간 우주여행 역사상 최초로 조종사가 없는 완전 자동제어 로켓으로 우주를 다녀오는 기록을 세웠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우주여행에서 탑승했던 우주 탐사 기업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기 ‘유니티’는 조종사 2명이 탑승했지만, 베이조스 의장의 ‘뉴 셰퍼드’ 로켓은 이날 조종사 없이 비행했다.

약 18.3m 높이의 ‘뉴 셰퍼드’는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재활용 로켓이다. 주요 로켓 구성 요소인 유인 캡슐과 부스터 모두 이번 비행에 앞서 두 차례 사용됐다.

뉴 셰퍼드 로켓 유인 캡슐에는 전체 표면의 3분의 1에 이르는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큰 창문도 설치됐다.

이날 베이조스 의장은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음속 3배의 속도로 날아올랐고, 지구와 우주의 경계인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돌파, 107㎞(35만1210피트)까지 올라 최대 4분간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microgravity)’이란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베이조스 의장과 함께 로켓에 탑승한 베이조스의 동생 마크(50), 82살 할머니 월리 펑크, 대학 입학을 앞둔 18살 올리버 데이먼은 극미중력 상태에서 함성을 지르며 공중제비 유영을 했다. 탁구공과 ‘스키틀즈’ 캔디를 흩뿌려 장난을 쳤고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캔디를 입으로 받아먹기도 했다.

제프 베이조스(오른쪽 첫 번째)와 그의 동생 마크 베이조스(가운데)가 20일(현지시간) 10분간 우주여행 중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microgravity)을 체험하며 손바닥에 ‘안녕 엄마(Hi Mom)’란 메시지를 적은 손바닥을 보여주고 있다. [AFP]

베이조스 형제는 출발 전 손바닥에 비밀 메시지를 적었고, 무중력 체험의 순간 손바닥을 펼쳐 ‘안녕 엄마(Hi Mom)’란 인사말을 전했다.

베이조스의 우주여행에는 미국 과학단체 ‘익스플로러 클럽’에서 빌린 역사적인 기념물도 동행했다.

대서양을 건넌 최초의 여성 비행사 어밀리아 에어하트의 고글, 라이트 형제가 만든 인류 최초 동력 비행기의 천 조각, 1783년 최초 열기구 비행을 기념하는 청동 메달이 함께 날아올랐다.

제프 베이조스(오른쪽) 아마존 창업자가 20일(현지시간) 우주 관광을 마친 뒤 지구에 무사 귀환해 유인 캡슐에서 내리며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 관계자와 손뼉을 마주치며 자축하고 있다. [AFP]

10분간의 짧은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에 무사 안착한 베이조스 의장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로켓에서 내려 블루 오리진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했고, 동료 우주인과 기쁨의 포옹을 한 뒤 샴페인을 터트렸다.

베이조스 의장은 “여태껏 최고의 날”이라며 “행복하다”를 세 번이나 외쳤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설립한 지 21년이 지난 블루 오리진의 사업 확장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조스 의장은 지난 2000년 블루 오리진을 설립한 이후 매년 아마존 보유 지분을 팔아 10억달러(1조149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왔다.

베이조스 의장은 우주여행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 문제를 지적하며 “아이들이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우주로 가는 길을 건설할 것이며,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루 오리진은 연내 두 차례 더 우주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베이조스 의장은 우주여행 기술을 관광으로만 한정하지 않겠다면서 “작은 것에서 큰일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블루 오리진은 대형 로켓 ‘뉴 글렌’을 통해 민간인과 화물을 우주 궤도에까지 올리는 더 먼 거리의 상업용 우주 비행을 추진 중이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기 위해 달 착륙선 ‘블루문’도 개발 중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영화에서나 봐왔던 인류의 우주 식민지를 건설로, 인공 중력이 작용하는 정착촌을 우주 공간에 만든다는 구상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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