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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최재형 ‘헌법정신’ 경쟁...洪·劉·元은 ‘희망’ 싸움
야권주자, 긍정적 어감 ‘키워드’ 경쟁 양상
尹은 ‘공정·상식’...崔는 ‘공존·변화’ 선택
洪, ‘jp마케팅’·劉, ‘성장·안보’·元, ‘개혁’ 선점
황교안은 ‘정상’...김동연은 ‘혁신’ 앞세워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키워드’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야권 내 대권 도전 뜻을 밝힌 주자군만 두 자릿수로 난립하는 가운데, 그 틈에서 긍정적 어감의 단어를 먼저 낚아채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다.

거물급 루키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헌법 정신’을 선점하기 위해 기싸움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검사, 최 전 원장은 판사 출신이다. 두 사람 다 율사 출신인 데 따라 헌법 정신은 대권 행보 중 반드시 체화(體化)해야 할 말이 됐다. 헌법 정신을 선점하면 원칙주의자라는 이미지도 따라올 수 있다. 법치를 우선하는 보수 지지층에게 비교적 손 쉽게 점수도 딸 수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지난 17일 제헌절 때도 경쟁하듯 헌법 정신을 수호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광주를 찾아 “5·18은 자유 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피로 지킨 항거”라고 했고, 최 전 원장은 “헌법에 충성하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핵심 키워드로 공정과 상식도 밀고 있다. 검찰직에 있을 때 진영 논리 밖에서 여야 인사를 같은 잣대로 대했다는 일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이 택한 것은 공존과 변화다. 자신이 갖는 따뜻한 이미지는 부각하고, ‘정치 신인’이란 수식어는 포장하고자 하는 뜻이 읽힌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는 ‘희망’이란 키워드를 가져오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현 정권에 대해 ‘실망’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와 운을 맞춰 대비를 이루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0일 야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최근 ‘희망 편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공약이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원 지사는 자신의 지지모임을 각각 ‘희망22 동행포럼’, ‘희망오름’으로 뒀다. 홍 의원은 이와 함께 자신의 이름 머리글자에서 따온 ‘jp 마케팅’도 시작했다. 자신이 거물급 인사라는 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대중에게 쉽게 불리려는 취지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성장’과 ‘안보’를 내걸었다. 경제통의 면과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의 안보 전문가라는 점을 알리려는 모습이다. 원 지사는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원조 소장파’라는 이력을 띄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최근 ‘초일류 정상국가’라는 책을 펴내며 ‘정상’이란 말을 선점했다.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혁신 성장’을 띄우며 ‘혁신’이란 키워드를 낚아챘다.

한편 야권 진영의 모든 대권주자들이 ‘청년’이란 키워드를 놓고는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점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4·7 재보궐 선거 당시 결집한 20·30세대가 여야 주자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행동반경이 큰 청년층의 지지를 얻는 게 승리의 필수 요소가 됐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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