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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화폐 펀치에 ‘비틀코인’...주저앉을까? 반격나설까? [글로벌플러스-위기의 비트코인, 앞날은…]
머스크 ‘테슬라 결제’ 허용·중단에 웃고울고
각국 중앙銀 CBDC 추진에 하락세 더 키워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 CBDC 한계 떠올라
대형투자자·옹호론자 ‘반전 빅이벤트’ 준비
가상자산 시장 비중 ‘50% 회복’ 여부 관건
비트코인용 현금지급기(ATM)
거액을 들여 비트코인을 구매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결정적 역할을 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AP]

올해 초 급등세를 이어가던 가상자산 대표주자 비트코인이 각국 정부의 견제 속에 폭락을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재반등의 시점이 도래해 투자 대상으로의 위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가상자산의 대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급락세에 가상자산 시장의 45% 전후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4월 비트코인이 6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던 당시 비트코인 시총이 가상자산 시장의 50%를 돌파해 60%대를 넘나들었던 점을 들어 ‘50%’ 회복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고 보고 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투자전략가는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3만6000달러(약 4122만원) 밑으로 떨어질 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시총 비중은 46%였다”면서 “4월 비트코인이 정점에 달했을 때 비중은 60%였다”고 말했다.

이는 비트코인의 미래에 가상자산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를 알기 위해 비트코인의 미래를 분석하는 이유다.

비트코인의 5월 폭락 이후 최근 3개월간 가격이 오른 가상자산은 단 1개뿐이고, 가격이 내린 가상자산 10개 중 8개는 가격이 50% 가량 내린 것도 비트코인이 주도하는 가상자산의 현실을 보여주는 일례다.

▶1~3월 폭등한 비트코인, 5월 급락하자 가상자산 시장 침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따르면 원화 시장에 상장된 코인 102개 중 최근 3개월간 가격이 오른 코인은 엑시인피니티(159%) 1개뿐이다. 나머지 코인 101개는 모두 가격이 하락했고 이 중 84개는 50% 이상 내렸다.

비트코인은 1~3월 3만달러대에서 6만달러대까지 폭발적으로 오른 뒤 4월 최고점을 찍은 뒤 급락해 현재 3만달러대를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 당시 겹호재들이 쏟아졌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전기차 회사 테슬라 등의 최고경영자(CEO)로서 혁신적 미래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가 그 중심에 있었다.

비트코인의 급등세는 2월 8일 테슬라가 비트코인 15억달러(약 1조7180억원)를 매입했다고 밝힌 이후 본격화됐다. 그가 비트코인 지지를 선언하고 대규모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한편, 테슬라 전기차 판매 시 비트코인 결제를 승인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이 들썩였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고, 장밋빛 보고서들이 쏟아지자 개미 투자자들까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투자에 가세하며 시장 파이를 획기적으로 키웠다.

비트코인의 하락세 또한 일론 머스크의 입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월 8일 미 인기토크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 진행을 맡은 머스크가 이날 방송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사기”라고 말한 뒤 시장 불안이 커졌고, 1주일여 뒤인 5월 13일 그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해 시장에 큰 혼돈을 일으켰다. 그가 비트코인의 테슬라 결제 허용을 발표하며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열광을 받은지 불과 3개월 만이었다.

이 무렵 세계 경제 1, 2위인 미국과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배척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더 깊어졌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면서 각국의 가상자산 시장도 폭락했다.

▶머스크 태도 변화에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움직임에 폭락세 심화= 중국은 이미 2019년 자국 화폐인 위안화의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위안화 발행을 공식 선언하고 지난해 10월 광둥성 셴젠시에서 5만명에게 200위안(약 34000원)을 지급한 뒤 시범 사용을 시작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디지털위안화 상용화의 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서 법정통화의 지위를 얻는다. 가상자산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없어 현금처럼 지급 수단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중앙 정부의 통제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는 가상자산의 특성과 달리 법정통화의 성격은 유지하되, 디지털 플랫폼의 편리성을 취하는 것이다.

국제 기축통화(결제 및 금융거래의 기본 통화)인 달러화를 찍어내는 미 금융당국도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자산의 활성화가 달러화 발권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비트코인에 부정적 입장이지만, 디지털달러화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인 제롬 파월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 수단’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CBDC 발행에 속도를 내자 미국 또한 이런 추세에 뒤질세라 오는 9월 디지털달러화 관련 연구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유로화를 발행하는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CBDC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디지털유로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지 9개월이 됐다”며 “시민, 전문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디지털유로화 프로젝트 시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CB는 향후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디지털유로화를 내놓을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CBDC 논의는 세계 각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중국에 이어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CBDC 도입을 공식화했고 영국, 호주, 노르웨이, 일본 등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의 CBDC 발행이 비트코인을 무력화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CBDC는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내역을 추적할 수 있어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한 반감으로 탈 중앙화 성격의 암호화폐가 결국 다시 각광받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CBDC가 출현하면 현행 시중은행들의 예금이 줄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이미 시중은행들이 CBDC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CBDC의 한계 부각...비트코인 옹호론자들 다시 불씨 살리기 안간힘=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은행들의 핵심사업은 약 17조달러(약 1경9487조원)에 달하는 예금에 기반한 것으로, 연준이 디지털화폐를 만들면 사실상 은행과 예금 유치에 있어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각국의 CBDC가 현실화되지 않은 향후 1~2년이 비트코인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보고 힘을 모으고 있다.

‘비트코인 전도사’로 통하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와 ‘도지파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 생태계에 초대형 록페스티벌급 ‘빅 이벤트’를 예고한 것도 이런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두 사람은 21일 열리는 ‘더 B(비트코인) 워드’ 행사에 참여해 비트코인을 주제로 맞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더 B 워드’ 행사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정보를 제공하고 비트코인 사용을 더욱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도 잭 도시와 함께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가상자산 시장 옹호자인 캐시 우드까지 가세한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가히 ‘비트코인 드림팀’이라 할 만하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가상자산 정보 매체 더블록은 “도시가 비트코인 전도사라면 머스크는 비트코인에 대해 훨씬 더 비판적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토론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에 대해 이중적 입장을 보여온 머스크가 이번 토론에서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비트코인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머스크의 주장에 잭 도시가 어떻게 반박할지, 이날 행사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떤 추세를 보일지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트코인 기반 결제 및 사용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플랫폼 개발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잭 도시 CEO는 최근 트윗을 통해 “승인이 필요 없고 탈중앙화된 금융서비스를 용이하게 만드는 오픈 개발자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면서 “핵심 초점은 비트코인”이라고 밝혔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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