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재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이 또다시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만 55∼59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이 14일 재개됐으나 또 다시 먹통이 돼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은 가운데, 예약 시작 시점인 오후 8시 이전에 특정 링크를 통해 예약이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쯤부터 ‘백신 예약이 지금 가능하다’ ‘백신예약 부모님 두분 성공’과 같은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백신 예약을 인증한 누리꾼들은 방법은 묻는 이들에게 한 링크를 알려주며 8시 전에 접속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홈페이지의 ‘예약하기’ 1단계 예약정보 입력 페이지로 곧바로 연결됐다. 이 페이지에서는 접속 대기 없이 바로 접종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의료기관·예약일시 등의 정보 입력이 가능해 사전예약이 재개되기 전 문제 없이 예약을 완료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 먹통 당시 접속 대기 없이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오후 8시 전에 사전예약 시스템 홈페이지에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속하면 ‘코로나19 접종예약 준비 중입니다. 잠시 후 7월 14일 20시부터 예약이 시작됩니다’라는 문구만 표시됐기 때문에, 이 같이 또다른 루트가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예약 대기자들은 뒤늦게 불만을 쏟아냈다. 링크로 직접 접속하는 방법을 모르면 예약 시스템 접속까지 최대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문’ 격인 시스템 메인 페이지는 닫아두고, 예약 페이지에 직결되는 ‘뒷문’을 통해 8시도 전에 예약이 가능했었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55∼59세 전체 접종 대상자는 약 352만4000명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예약이 처음 시작된 지난 12일 예약하지 못한 167만4000명 가운데 상당수가 동시에 예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접속이 폭주했다.

백신 접종 예약 페이지에 우회접속 할 수 있었던 상황은 55~59세 대상 백신 예약이 처음 시작된 지난 12일에도 있었다.

에펨코리아에는 당시 포털 홈페이지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나오는 링크로 접속하면 대기열 없이도 사전예약이 가능하다는 글이 여럿 올라온 바 있다.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정식 예약 오픈 전 서버를 재기동하고 기능 점검을 하느라 오후 7시를 조금 넘겨서부터 예약 시스템에 접속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며 “메인 페이지만 접속을 막아 둔 것이어서 링크를 이용한 접속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았다”고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지난 12일에도 예약 시스템 과부하 방지 작업 중 사전에 접속이 가능한 문제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이번에는 급하게 예약 시스템을 여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다음 예약 때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처하겠다”며 “예약 시스템의 보안 약점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현재는 예약 페이지에 직결되는 링크에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