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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회 맞는 30년 수요시위…“유엔 인권 규범까지 바꾼 장이었다”
“1992년 첫 시위” 14일로 1500회
1500명 공동주관인 연대 메시지
李 이사장 “유엔인권 규범바꾼 장”
최근 반목·갈등 모습 안타까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9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오는 14일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1500회를 맞는 날이다. 1992년을 첫해로 보면 올해가 30년 되는 해인 셈이다. 수요시위를 두고 30년동안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고 ‘연대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반대 세력에 의해 시위 현장에서 나타나는 ‘반목과 갈등’의 모습이 향후 수요시위의 ‘평화 집회’ 회복을 위해 해결돼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오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리는 1500차 수요시위에서는 개인과 단체 등 1500명 이상이 공동주관인이 돼 1500회에 대한 축하·연대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장 집회에서는 1명씩 나와 관련 발언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수요시위는 한국사회 피해자 뿐 아니라 해외 피해자, 전시 성폭력 피해자, 국내 성폭력 피해자 등이 자기 경험을 말하고 사회 변혁을 이끌며 유엔 인권 규범까지 바꾼 장(場)이었다”며 “운동은 지난했지만 1500회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이 자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정의연에 보내온 영상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요시위에 참석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2011년 12월 1000차 수요시위 때 최초 소녀상 모양의 평화비가 세워진 이래, 국내에는 144개, 해외에는 32개 달하는 평화비가 최근까지 건립됐다. 지난 2012년 아시아연대회의를 통해 8월 14일(김학순 할머니의 생전 위안부 피해 증언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 채택된 이후 2018년부터는 국내 역시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지난 2012년 3월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발족된 나비기금 역시 해외의 전쟁 성폭력 여성을 위해 쓰이고 있다.

다만 청소년들이 200여명 가까이 참가하던 평화 시위 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참여자 수가 많이 줄고 최근에는 ‘반목과 갈등’의 모습까지 뒤엉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시위를 보면 자유연대·엄마부대 등이 이 시위를 반대하며 사이렌을 틀어 방해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갔다는 증거를 가지고 오면 2000만원을 주겠다”는 말을 하거나 한 위안부 할머니의 얼굴 모양 마스크를 쓰고는 “(위안부인 제가) 거짓말을 많이 했다”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한다. 이같은 방해 행위가 심각해지면서 최근에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수요시위를 지키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기 위한 공론화 작업 역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정의연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 역시 수요시위의 지속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요시위는 매번 행사 주관이 시민들과 여러 단체 등이 돌아가며 바뀌지만, 행사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곳은 정의연이다. 정의연은 지난해 5월 기부금 유용, 회계처리 문제 등이 불거지며 여론의 비판 대상이 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오모 씨는 “나도 과거 수차례 수요시위에 다녀왔다”며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눈엔 수요시위를 하는 주체가 일단 정의연인 이상, 지난해 불거진 논란을 잘 해결하고 가는 것이 향후 수요시위의 지속성과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헌·주소현 기자

raw@heraldcorp.com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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