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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우주여행 꿈’을 현실로
“어릴적 별보며 꿈꾸던 소년...”
브랜슨 회장, 무사귀환 트윗글
베이조스보다 빨리 ‘최초’ 이정표
내년부터 상업화 서비스 본격화
베이조스 “실제 우주 도달?” 의문
머스크는 “한 수 아래” 평가절하
리처드 브랜슨이 우주 비행 뒤 무사히 지구로 귀환해 승무원과 함께 샴페인을 터뜨리며 비행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AP]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우주 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11일(현지시간) 귀환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런 글을 올렸다.

그는 “나는 어렸을 때 하늘의 별을 보며 꿈꾸던 소년이었다. 이제 어른이 되어 우주선을 타고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면서 ‘꿈을 꾸는 다음 세대들’을 지칭하며 이런 심경을 전했다.

영국 억만장자인 브랜슨이 이날 어릴 적 꿈의 실현에 성공하면서 인류 우주여행의 시대가 개막했다.

1950년 7월 18일생인 그는 자신의 71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자신이 설립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에 탑승, 평생의 ‘꿈’을 이뤘다. 이와 더불어 지구 억만장자들이 벌이는 우주 관광사업 경쟁에서 ‘최초’라는 역사적 이정표까지 세웠다.

민간 우주 관광사업을 누가 가장 먼저 시작하느냐는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세계 최고 부호로 손꼽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또한 우주 여행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던 터였다.

우주탐사기업 블루 오리진 창업자이기도 한 베이조스는 20일 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맞춰 남동생 마크와 82세 여성 윌리 펑크 등과 함께 직접 우주 관광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베이조스보다 9일 빨리 우주를 관광했다. 브랜슨의 생일이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일보다 빨랐던 덕택인 셈이다.

▶우주 관광사업 경쟁서 9일차로 ‘최초’ 선점=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역시 세계적 부호 반열에 오른 일론 머스크 또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창업해 우주 관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9월 우주선에 일반인 4명을 탑승시켜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 비행에 도전할 계획이다. 앞서 여러 차례 우주 비행에 성공하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 및 이주 계획 등 원대한 포부를 밝힌 스페이스X 역시 결과적으로 민간인 우주 관광 측면에서 버진 갤럭틱에 추월당한 형국이 됐다.

브랜슨의 이번 우주 비행은 자사 우주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종의 판촉 전략이다. 이번 우주 비행 도전과 성공으로 전 세계적 관심을 끌어모으며 그의 판촉 전략은 일단 대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버진 갤럭틱은 우주 여행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을 발판으로 내년부터 실제 우주 관광 상업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AP 등 외신은 일제히 억만장자 브랜슨이 과감하게 모험에 나서 베이조스를 제치고 최초의 우주 관광 비행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브랜슨의 첫 우주 관광을 축하했다. 베이조스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비행을 축하한다”면서 자신도 어서 ‘우주 관광 클럽’에 빨리 가입하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머스크는 미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 발사장에서 브랜슨의 우주 비행을 직접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그는 브랜슨의 출발에 앞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었고, 브랜슨은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자로서 브랜슨을 겨냥한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베이조스 “우주 맞느냐”, 머스크 “모두 한 수 아래” 견제구도=베이조스는 브랜슨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가 실제 우주에 도달했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라고 정의하는데 브랜슨의 우주 관광은 이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브랜슨의 ‘VSS 유니티’는 고도 55마일(약 88.5㎞) 상공에 도달해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를 경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물론 버진 갤럭틱 측은 이번 우주 비행에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은 우주의 기준을 고도 80㎞ 이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주 체험에 그치는 블루 오리진과 버진 갤럭틱의 우주 관광을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단순히 우주 도달에 그치지 않고 민간인의 우주 궤도비행과 화성 이주까지 추진하고 있어 우주 관광의 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브랜슨은 이번 우주 비행이 ‘억만장자들의 우주 전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우리(브랜슨과 베이조스)가 같은 달에 우주로 날아오르는 것은 진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우연”이라며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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