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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中 우한 시장 기원설,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
미국, 영국, 호주, 중국, 뉴질랜드 등지의 연구자 21명 연구 결과
사스, 코로나19 박쥐→매개 동물→사람 전파, 시장이 전파에 큰 역할
매개동물 추적이 관건, ‘연구소 유출설’ 반증하는 새로운 증거는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진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모습. [A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국 우한 기원설에 무게를 싣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중국, 뉴질랜드 등지의 연구자 21명은 지난 7일 개방형 정보 플랫폼 ‘제노도(Zenodo)’에 야생동물들이 비위생적으로 밀집돼 있던 중국 우한 화난 수산시장이 ‘이상적인 바이러스 전이 환경’이 됐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우한 수산시장을 통해 전파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2003년 사스(SARS) 대량 감염사태와 이번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비교하며 ‘매개 동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감염증 모두 초기 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스의 경우 중국 윈난(雲南)성 동굴에서 서식하는 관박쥐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통해 사람에게 전이된 것으로 2017년 밝혀졌다.

코로나19 경우에도 사향고양이와 같이 박쥐의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최초로 옮긴 매개 동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매개종에 대한 바이러스 전이가 화난 수산시장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연구자들은 사스 발발 당시에도 사향고양이 및 야생동물 거래가 전파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로버트슨 글래스고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사스와 코로나19의 차이점은 우리가 아직 사향고양이 같은 매개종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우한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던 동물 사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화난 수산시장은 38개 종 5만마리에 달하는 야생동물들 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장소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환경에서 박쥐가 보유하던 최초 바이러스가 동물들에게 자연스럽게 유출됐고, 이를 통해 사람에게 전이됐다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가장 개연성 있는 ‘코로나19 발원설’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방송 BBC는 “코로나19 양성인 박쥐도 없고 최초 감염자도 모르는 등 감염경로에 대한 증거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학자들이 최대한 확인 가능한 증거들을 규명해 그 뜻을 설명하려 했다”며 연구의 의의를 조명했다.

한편 이 같은 연구에도 코로나19 기원을 두고 ‘연구소 유출설’과 ‘시장 기원설’ 사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 유출설을 주장했던 스탠퍼드대학 전염 미생물학과 데이비드 렐만 교수는 “그 연구를 보니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열심히 모아 훌륭한 가설(시장 기원설)을 세웠다”면서도 “그러나 균형 있지도 않고 객관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꼭 새로 발견된 증거 없이 자기 가설을 주장할 필요는 없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직 어떤 동물에게서도 자연적으로 발견된 적 없으니 머리를 식히고 이후 적절한 연구를 기대해보자”고 제언했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평가를 받기 전인 ‘출간 전(pre-print)’ 상태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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