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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은행에 저축하나요?…가계 예금비중 ‘역대 최저’
한은 ‘1분기 자금순환’ 발표
비결제성예금 비중 감소폭 최대
인출 자유로운 결제성예금은 늘어
주식비중 40%로 美 추종 전망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저축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 비중이 역대 최저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부채 규모 등을 고려해 인상폭이 제한될 것이란 관측에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일반 국민의 자본투자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의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가계(개인사업자, 비영리단체 포함)의 금융자산 잔액은 4646조원이다. 코로나19로 시중에 돈이 급격히 풀리면서 지난해 3월보다 16.9%(670조원) 증가했다.

이 중 즉시 현금화가 어려운 비결제성 예금(저축성 예금, 기타예금 등) 잔액은 1712조원으로, 같은 기간 6.3%(101조원) 상승에 그쳤다. 이로써 비결제성 예금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8%로, 2008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2008년만 해도 45%를 상회했던 비결제성 예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까지 떨어진 뒤 다시 1년 새 3.7%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비중 감소폭도 역대 최대로, 그만큼 최근 들어 예금에 대한 수익 기대가 급격히 떨어지고 다른 금융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빠르게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비결제성 예금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저축성 예금 잔액은 1399조원으로, 1년 새 5.2%(693조원)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1%로, 이 역시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한편 요구불예금 등 언제든 인출이 가능해 이자가 거의 없는 결제성 예금의 잔액은 192조원으로, 같은 기간 29.6%(44조원) 늘었다. 금융자산 중 결제성 예금 비중도 4.1%로, 역대 가장 높다. 주식·부동산·가상자산 등으로의 투자를 관망하는 대기성 자금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개인금고 등에 보관하고 있는 현금 자산의 잔액은 106조원으로, 1년 새 16조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가능성 속 화폐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코로나19로 발생된 경기 위축으로 안전 자산으로서의 현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에 따르면 1~5월 중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7.6%로, 5만원권을 10장 찍으면 2장도 채 회수되지 않고 있다.

주식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는데 우리나라도 점차 주식 비중이 40%를 넘는 미국을 따라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채·회사채 등 채권이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정부가 개인의 국채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단위 투자 규모가 큰 채권은 주식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 소외를 겪고 있는 셈이다.

기업(금융법인, 공기업 제외)들의 주식투자도 크게 늘었다. 1분기 현재 국내외 주식자산 잔액은 852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1년 새 56.7%(308조원)나 올랐다. 기업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은 27.4%로 올라, 2018년 3분기(27.9%) 이후 가장 높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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