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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블릿 하나로 업무 ‘척척’ 디지털 혁신가의 집무실엔 서류더미 대신 책이 가득

“취임 후 조직에도 변화를 줘야겠고, 시스템도 좀 바꿔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변화와 관련해 직원들한테 어떤 메시지를 줄까 고민하다가 보고 체계를 먼저 바꿔봤어요. 디지털로 확 바꿨어요. 제 집무실 한번 보실까요?”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스스럼없이 집무실의 문을 열었다.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사 19층 그의 집무실 책상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책상에서 흔히 보이는 서류 더미가 하나도 없었다. 책상 위는 패드 하나가 놓여있었고, 회의를 위한 듯 스마트 TV와 연동돼 클릭 한번 만으로 모두에게 공유됐다.

“PPR(Paperless Process Reengineering)을 하면 과거처럼 비서에게 관련 서류를 찾아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요. 메모까지도 태블릿으로 해 파일로 정리하니까요. 제가 모두 직접 폴더별로 정리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야 일이 늘었지만 검색어만으로 모든 보고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효율은 더 높아졌다고 봐야죠”

임직원들에 ‘한장으로 정리해 보고하라’는 식의 주문도 하지 않는다. 보고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해를 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스마트란 수식어가 붙어 마땅한 집무실에서 유일한 ‘종이’는 책이었다. 이런 저런 수납 공간에 빽빽히 들어선 어마어마한 양의 책이다. ‘모바일 미래 보고서’ ‘체인지(Change) 9’ ‘아마존 뱅크가 온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등 수 십 권의 책은 집무실 한 켠 별도 책상에 산처럼 쌓여있었다. 궁금하면 기필코 파고 들어 이해하고 마는 그의 독서습관을 그대로 보여주고 이었다.

“곁에 두고 읽기도 하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연관 키워드로 또다른 책을 사 읽이고 해요. 책을 읽다가 또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와 관련된 책을 다시 찾아 읽죠”

사무실에만 수 백 권은 족히 있는 넘지만, 집에는 몇 배의 책이 더 있다고 한다. 디지털에 빠진 독서광인 셈이다.

공부도 독서도 열심히는 하지만 잘 한다고는 하지 않는 권 행장이 유일하게 자랑하는 게 하나 있다. 운동 사랑이다. 역시 잘 한다기 보다는 좋아한다는 쪽이다. 실제 그는 어린 시절 스케이트 선수였다. 당시 청소년 도대표도 해 신문에도 보도됐지만, 세계선수권 대회 티켓이 한장 뿐이라 선수의 꿈은 접었다.

“축구 동호회 회장도 40대 중반까지 한 3년 했었고, 겨울 스포츠로 스키도 즐겨 탔어요. 등산은 국내 100대 명산은 거의 다 갔을 겁니다. 행장이 되고 많이 바빠져 따로 운동시간을 내기는 어렵지만 약속 장소보다 좀 더 미리 내려 걸으려고 해요”

그래서일까. 농협은행은 최근 스포츠 스폰서쉽을 강화하고 있다. 접견실에는 축구와 스케이트, e스포츠까지 스폰서를 맺고 있는 스포츠 기구나 기념 사진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앞으로도 스포츠 스폰서쉽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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