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백신 개발을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가 400명을 넘는 등 변이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 등을 개발 중인 제약바이오사들은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가 브라질 ‘감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동물효능시험 결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브라질 ‘감마’ 변이에 대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실험용 쥐 55마리를 대상으로 렉키로나를 투입한 결과, 약물을 투입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바이러스 역가가 크게 감소하고 체중 감소 방어 효과 등 임상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사람치료 용량 대비 낮은 용량 투여 시에도 바이러스 제거 효능이 입증됐으며 실험용 쥐의 경우 생존율에서도 렉키로나 투여군 생존율은 100%인 반면 대조군 생존율은 0%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앞서 진행한 남아공 ‘베타’ 변이에 대한 페럿 및 실험용 쥐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진행 중인 인도발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7월 내 동물효능시험 결과를 확보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각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렉키로나의 치료효과가 동물시험을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다”며 “최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긍정적 동물시험 결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이 바이러스에 적극 대응해 렉키로나를 활용한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델타, 델타플러스를 포함한 6개 주요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찾아낼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씨젠에 따르면 이 제품은 현재 재확산의 주종으로 꼽히는 인도발 변이(델타, 델타플러스, 카파)를 선별해 낼 수 있고 여기에 감마(브라질), 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 엡실론(캘리포니아) 등의 변이 바이러스까지 찾아낼 수 있는 멀티플렉스 진단 제품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1차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한 뒤, 변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2차로 변이 감염 여부를 판별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씨젠의 동시다중진단 기술이 적용된 진단시약은 한 번의 검사로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함께 한 번에 3~4종의 변이 바이러스를 구분하여 검출할 수 있어 델타 등 여러 코로나19 변이가 확산되는 현 상황에 최적화된 진단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민철 씨젠 생명과학연구소 부사장은 “델타 및 델타플러스 변이는 빠른 전파력, 백신 무력화, 짧은 잠복기라는 무서운 특성을 갖추고 있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씨젠의 신제품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조기에 찾아내 더 이상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도 30분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 등 40종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분자진단 장비를 연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도 변이에 대응 가능할 것인지 알아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등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앞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가 필요하게 될 것 같다며 개발 기업들도 이런 변화를 알고 변이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춰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